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 시리즈 이름값 증명할까 "최종 목표 흥행 아냐" [TD현장 종합]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베테랑2’가 베일을 벗었다. 13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전편의 영광을 재현하며 시리즈의 이름값을 증명해 낼 수 있을까.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언론시사회에서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황정민 정해인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지난 2015년 개봉해 약 1341만 명을 동원한 ‘베테랑’의 후속편으로, 배우 정해인이 새롭게 합류했다.
이날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2’의 연출 방향으로 “속편을 만들기 전에 여러 버전의 이야기가 있었다. 지금의 버전으로 진행한 이유는 2020년에 ‘베테랑2’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작업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 연상되기도 한데 우연이 겹친 것뿐이다”라고 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보시기 전에는 빌런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이 영화는 누가 빌러인지 중요한 게 아니다. 빌런의 행위와 그 행위에 따른 여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면서 “현재 우리가 분노하고 반응하는 사건들에 대해서 우리의 반응이 정당한지 저 스스로 생각하는 적이 많다.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보지 않고 순간적으로 분노해서 내 안에서 쉽게 판단을 내리고, 다른 이슈가 생기면 거기로 넘어가 버리지 않나. 개인이 내린 판결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개인과 사회는 계속 굴러가고 있지 않나. 그런 현상에 대해서 우리가 잘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승완 감독은 “선과 악의 대결보다는 정의와 신념의 구도로 만들고 싶었다.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나서 속 시원한 해답을 가지고 가기보다는 토론 주제를 가지고 극장을 나갔으면 했다. 빌런에 대한 명확한 답보다는 호기심을 유지시키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작품은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소식에 이어 토론토국제영화제에도 연달아 초청되며 전 세계 영화인들 사이에서도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에 류승완 감독은 토로토국제영화제 참석 소감으로 “토론토 영화제에 참석하고 오늘 도착했다. 다행히도 반응이 되게 좋았다. 토론토가 작년까지 파업 때문에 분위기가 쳐져있었는데, 올해에는 사람들도 많이 오고 극장 안 활기도 돌았다. 제 생각보다 더 유머코드가 있는 영화로 인지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부분은 ‘리쉘 웨폰’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라고 해주신 분이 있다. 좋게 봐주셔서 굉장히 영광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베테랑2’는 ‘베테랑’ 오리지널 캐스트 및 스태프들이 의기투합해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최강의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여기에 서도철의 눈에 들어 새롭게 합류한 형사 박선우의 등장으로 시작되는 강력범죄수사대의 변화는 ‘베테랑2’의 관전 포인트다. 황정민과 정해인의 ‘케미’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9년 만에 서도철로 돌아온 황정민은 “황정민은 “1편이 끝나고 나서 2편이 오랜 시간 동안 제작이 안 될 거란 생각을 못했다. 1편이 잘 돼서 곧 2편 들어가겠지 했는데, 지금이 됐다. 제 마음속에 서도철이 있었다. 2편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 본 것 같은데 2편이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라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은 저는 없어도 되는데 황정민은 없으면 안 되는 시리즈가 됐다. 실제로 제가 다른 영화를 만들 때는 시나리오를 써놓고 배우 분들에게 제안을 드리고 결정하지만, ‘베테랑’ 시리즈는 황정민 선배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행한다. 서도철은 곧 황정민 선배다. 황정민 선배의 태도나 성격이 서도철에게 많이 반영돼 있다”라고 황정민에 대한 깊은 신뢰를 전했다.
조태오(유아인)에 이어 ‘베테랑2’의 빌런 박선우를 연기한 정해인은 광기의 ‘동공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이에 대해 정해인은 “제 시선의 방향이 초반에는 중요했던 것 같다. 중간에 투입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의 특징을 캐치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후반부부터는 마스크를 쓰고 연기해야 해서 표정 연기에 제약이 있었다. 작은 면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해인은 “신념과 정의의 싸움에 대한 키워드를 가지고 촬영에 임했다. 액션이 많아서 육체적 피로도가 있었지만, 그것보다 힘들었던 부분은 배우 정해인으로서 박선우를 이해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현장에서도 그렇고 계속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우리가 답을 명쾌하게 내리지 말자였다. 저는 제가 믿고 있는 신념이 맞다고 생각하고 올인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해치라는 이름도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이고, ‘마녀사냥’이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박선우라는 인물이 ‘마녀사냥’을 대표하는 얼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2’는 정의와 신념의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조태오와 박선우는 출발점이 다른 빌런이라고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은 “1편과 같이 선과 악의 명확한 구도 위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라면 전작의 조태오와 같은 인물과 비교가 가능할 것 같다. 이 작품은 출발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다른 지점이 있는가가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정해인을 캐스팅한 이유로는 “전작과는 완전 다른 결의 인물이라서 신뢰감이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박선우라는 인물은 자기의 신념이 확고하고 자기가 하는 일이 옳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가 자신에게 신뢰를 던져줄 수 있는 인물이다. 영화 ‘시동’을 할 때 정해인 배우에게 신뢰가 있었다. 있는 그대로 자기가 흡수하려는 태도가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내내 이 배우와 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 것이 현장 융화력이 너무 좋다. 좀 놀랐던 건 대사 정보량이 많은 것들이 있어서 대사를 빨리 해달라고 했는데 좋은 딕션으로 대사를 하는 걸 들으면서 엄청나게 훈련이 많이 돼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완성하고 나서 편집할 때 정해인 배우의 ‘동공 연기’를 보면서 함께 해서 복이라고 생각했다”고 정해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류승완 감독은 “제가 속편을 만든 건 처음이다. 1편의 성공을 재탕하고 싶지는 않았다. 제가 이 세계관을 사랑한다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편을 마무리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박스오피스 성적이 저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 흥행을 하면 좋다. 숫자에 목표를 두고 하게 되면 저만 괴로운 것 같다. 영화를 선택하고 관람하러 오시는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베테랑2’는 13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베테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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