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판사, 의사…전문직이 녹인 차원이 다른 이야기[스경연예연구소]
SBS 금토극 ‘굿파트너’ 2회에 등장하는 대사. 불륜을 하는 커플이 “이따가 근처에서 ㅅㅅ(섹스) 할래요?” “ㅋㄷ(콘돔) 챙겨 오세요”라고 주고받은 대화가 이혼 소송 중 등장한다. 그러자 당사자들은 “‘ㅅㅅ’는 석식, ‘ㅋㄷ’는 카드”라며 잡아뗀다.
이러한 기가 막힌 대사가 등장한 이유는 드라마의 대본을 쓴 작가가 유명 이혼 전문 변호사였기 때문이다. ‘굿파트너’의 최유나 작가는 2012년부터 활동 중인 실제 이혼 전문 변호사다. 그는 자신이 듣고 경험한 이혼의 사례를 놓고 2018년부터 웹툰 ‘메리지레드’를 연재했다. 이후 두 편의 저서를 썼으며, 그 경험을 집대성한 작품이 지금의 ‘굿파트너’다.
작품이 최고 18%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얻은 이유는 감정에 호소하는 일반적인 이혼 법정물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무조건 소송으로 복수하라는 강론보다는 위자료를 챙기고 면접권을 이용해 아이를 돌보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그리고 그 사례에 있어도 실제 있는 사건을 모티프로 해 실재감을 더했다.
갈수록 드라마의 장르극이 발전하고 전문직이 그려지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드라마 작가들이 전문직을 취재하는 것이 아닌 실제 전문직 인사들이 드라마 대본을 쓰는 사례가 늘어났다. 이들의 대본은 ‘취재’가 아닌 살아온 ‘경험’ 자체가 자양분이 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열공’으로 만들어진 여타 대본과는 깊이 자체가 다르다.
이러한 전문직의 분야는 법조계를 넘어서 의학계, 예술계, 언론계로 넓어지고 있다. 2018년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를 쓴 문유석 작가는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7년부터 2020년까지 23년 법관생활을 한 실제 판사 출신이다.
그는 실감 나는 법조계 에피소드를 곁들인 2021년 tvN ‘악마판사’의 대본을 썼으며, 지난해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비질란테’에는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2020년 방송된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대본을 쓴 류보리 작가는 서울대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경영학을 복수전공한 그는 미국 뉴욕대에서 공연예술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원작 웹툰을 쓴 이라하 작가 역시 간호사 출신으로 간호사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대본을 써 정신병동에서의 리얼한 삶과 간호사들의 아픔을 그려냈다.
이밖에도 육아전문지 기자 출신 노선재 작가는 ‘오 마이 베이비’,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송윤희 작가의 ‘닥터 탐정’, 탐사보도 전문지 기자 출신의 박상규 작가 역시 ‘날아라 개천용’에서 자신의 전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문가적 지식에 오랜 집필 경험을 통한 구성력과 위트가 더해지면, 최유나 작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실제 드라마의 흥행까지도 이어지는 선례가 생기게 됐다. 앞으로 장르물의 번성과 OTT 등 매체의 증가로 인한 전문성의 필요성이 커져 전문직 출신 작가들의 드라마 입성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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