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400억 개비, 한국만큼 팔겠다"…담배 '영업의신'의 인니 공략법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재윤 기자 2024. 9. 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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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가 인도네시아(이하 인니)에서 한국에서 만큼 담배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윤식 KT&G 인니 법인장(53)은 지난 3일(현지시각) 머니투데이와 만나 현지 궐련형 담배 판매량을 한국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해 KT&G가 인니에서 판매한 담배는 95억5000만개비다.

정 법인장은 "신공장을 통해 인니가 KT&G의 세계 담배 시장 진출에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드라이브 걸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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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에서 찾는 K담배의 미래②] 정윤식 KT&G 인도네시아 법인장 인터뷰
[편집자주] KT&G가 인도네시아(이하 인니)에서 한국에서 만큼 담배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인니는 인구 2억8000만명 중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60%에 달하고 연간 3000억 개비의 담배를 소비하는 '흡연 천국'이다. 중·소업체를 포함해 1200개 담배 제조사와 3000개 브랜드 사이에서 4위를 달리고 있는 KT&G는 글로벌 사업 확장의 전초기지로 인니를 낙점하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윤식 KT&G 인도네시아 법인장. /사진=이재윤 기자
'400억 개비'

KT&G의 인도네시아(이하 인니) 자카르타 법인 사무실 벽면 현수막에 내걸린 중장기 목표다. 정윤식 KT&G 인니 법인장(53)은 지난 3일(현지시각) 머니투데이와 만나 현지 궐련형 담배 판매량을 한국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인니에서 한국 연간 판매량 수준을 판매한다는 건 한국 담배사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KT&G가 인니에서 판매한 담배는 95억5000만개비다. 지난해 한국에서 판매한 궐련형 담배 판매량이 406억개비임을 감안하면 목표치는 현재의 4배 수준이다. 최근 분위기를 보면 허무맹랑한 목표는 아니다. 정 법인장은 부임 첫 해 인니 법인의 연간 판매량을 전년도 48억4000만개비에서 84억8000만개비로 2배 가량 성장시켰다.

1998년 KT&G에 입사한 정 본부장은 R&D(연구개발)과 마케팅, 글로벌 사업 등을 담당하다 2022년 부터 인니 법인을 이끌고 있다. 그는 부임 후 '유통망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인니 담배 유통의 90%가 도매 업체를 통해 이뤄지는데 주목한 결정이었다. 지난해 KT&G 제품을 판매하는 점포는 그가 부임하기 전인 2021년 대비 3배가 증가했다.

KT&G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법인 사무실 전경. 한쪽 벽면에 400억 개비 목표가 내걸려 있다./사진=이재윤 기자

판매망 확대와 함께 정 법인장이 도입한 것은 온라인 관리 시스템이다. 판매점 방문 주기 확대 등 현장 중심의 영업 프로세스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책이었다. 온라인 관리 체계가 도입되면서 유통 체계와 판매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유통망이 넓어지고 조직이 단단해 지면서 효과가 즉각 나타났다. 현지 전통차 '떼마니스' 향을 첨가한 현지 브랜드 '주아라'가 특히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에만 12억6000만개비를 판매했다. 인니 전통 향신료인 클로브(정향) 등을 첨가하고 필터에 캡슐을 넣은 제품도 출시했다. 캡슐이 두 개인 에쎄 체인지 더블도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인니는 올해 담뱃값 인상으로 시장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필립모리스와 로컬기업 등 1~2위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지만 KT&G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유로모니터 기준 KT&G의 인니 담배시장 점유율은 소폭 오른 4.4%다. 그는 "가장 작은 점포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세밀한 영업망 관리가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KT&G는 인니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인니 수라바야 신공장이 완공되면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시장에 수출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 법인장은 "신공장을 통해 인니가 KT&G의 세계 담배 시장 진출에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드라이브 걸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윤식 KT&G 인도네시아 법인장이 현지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이재윤 기자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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