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건너던 60대 우회전 버스에 참변.. 갈 길 먼 '일시정지'

오늘(9일) 아침 7시쯤 제주시 노형동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사진, 시청자 제공)

제주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가 우회전하던 시내버스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우회전 일시정지를 의무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안정적인 제도 정착은 갈 길이 먼 모습입니다.

오늘(9일) 아침 7시쯤 제주시 노형동의 한 도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여성 A 씨가 우회전하던 버스에 치였습니다.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A 씨는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A 씨는 보행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버스 운전자인 60대 남성 B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가 나는 순간 A 씨를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B 씨가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9일) 아침 7시쯤 제주시 노형동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사진,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우회전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이면 보행자 유무에 상관없이 반드시 일시정지한 후 우회전해야 합니다.

전방 신호가 녹색일 때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다면 일시정지한 뒤 서행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단속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난해 4월 22일부터 12월 말까지 도내에서 적발된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 위반 건수는 모두 107건.

같은 기간 발생한 236건의 우회전 교통사고로 1명이 숨지고 328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전년 동기 우회전 교통사고 225건에 308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이후 사고 건수는 11건, 인명피해는 사망자 1명, 부상자 20명 되레 많아졌습니다.

경찰은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를 지키지 않는 차량이 많은 만큼 관련 단속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