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평균소득 月40만원, 한 갑에 4000원 'K담배' 사는 나라
[편집자주] KT&G가 인도네시아(이하 인니)에서 한국에서 만큼 담배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인니는 인구 2억8000만명 중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60%에 달하고 연간 3000억 개비의 담배를 소비하는 '흡연 천국'이다. 중·소업체를 포함해 1200개 담배 제조사와 3000개 브랜드 사이에서 4위를 달리고 있는 KT&G는 글로벌 사업 확장의 전초기지로 인니를 낙점하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각) 인니 수도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현지 담배 도매상 '타우픽(Taufik)'. 주택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는 노스 메루야 주거지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 곳은 KT&G 파트너스(KPP)로 한 달에 판매되는 매출이 한국돈 6억원에 달하는 주요 유통처다. KT&G 제품만 매월 40상자가 팔린다. 재고도 1억원 넘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KPP 간판을 전면에 달고 있는 이 도매상이 거래하는 소매상만 수백여개.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 다니씨(25세)는 "한국이 어디있는지는 몰라도 에쎄는 다 안다. 에쎄를 찾는 소매상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니는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과 달리 도·소매점을 중심으로 담배의 90%가 유통된다. 한국으로 치면 중소형 마트·슈퍼마켓과 같은 곳에서 수억원어치 담배가 팔려 나간다.
인근에 위치한 다른 점포에서도 에쎄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30년 넘게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 안톤씨(67세)는 "최근에 담배 판매가 20~30% 정도 줄었는데, 에쎄는 잘 팔린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에 위치한 편의점 패밀리마트에선 에쎄를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도 확인 할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점원은 "KT&G 담배를 찾는 소비자들은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
특히 KT&G의 주력 제품인 에쎄는 인니 현지에서 '고급 담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에쎄 가격은 한국(4000~4500원)과 비슷한 수준이고 현지 근로자 평균 소득 수준이 40만~50만원이란 걸 감안하면 고급 담배로 완전히 자리잡은 모습이다. 또 다른 담배 브랜드 '주아라'는 현지에서 즐겨마시는 전통차 떼마니스 향을 첨가해 만든 1000~2000원대 보급형 제품이다.
KT&G는 인니에서 영업망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T&G는 수도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인니 서쪽 끝 메단을 비롯한 41개 지점과 75개 사무소 등 전역에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2022년 영업소와 지점이 100여개 정도였는데 최근 2년만에 120여개로 늘어났다. 인니 법인 인력 규모는 주재원 20여명을 포함해 모두 4600명으로 한국 전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니에서 KT&G 담배에 대한 인기는 폭발적이다. KT&G는 인니에서 지난해 95억5000만개비의 담배를 판매했다. 판매량 기준 인니 시장 점유율 4.4%, 순위로는 글로벌 담배기업들을 제치고 4위를 기록했다. 2011년 KT&G가 인니의 중소 제조업체를 인수한지 13년 동안 159배 넘게 성장한 수치다. 인니 법인은 올해 판매량이 100억 개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뛰어난 품질력과 다양한 맛과 향에 인니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캡슐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인니 시장 상위 업체인 삼뽀르나(필립모리스)와 현지업체 구당가람(GG), 자룸 등 3곳의 합산 점유율이 70% 아래로 떨어진 반면 KT&G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정모 KT&G 인니법인 팀장은 "에쎄 체인지 더블과 주아라 구아바향 등을 찾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인니 제2의 도시' 수라바야는 인구 300만명에 공항·항구 등 물류망을 갖추고 있어 수출까지 용이한 조건을 갖고 있는 도시다. KT&G 공장은 수라바야 시내에서 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공장 규모는 17.7만㎡(제곱미터)로 축구장 25개 크기다.
KT&G는 이 공장에서 인니에서 판매되는 50개 브랜드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신제품과 공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도 여기서 이뤄진다.
내부로 들어서자 인니 담배에 들어가는 독특한 향원료 클로브(정향) 냄새가 코를 찔렀다. 분당 최대 700갑을 만드는 초고속 담배 제조기(메이커)가 굉음을 내면서 담배를 생산했다.
KT&G는 5900억원을 들여 인근에 신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연간 210억개비를 생산하는 신공장은 인니 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중동 수출까지 책임질 예정이다.
자카르타·수라바야(인도네시아)=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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