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출신부터 ‘이재명 입’까지…야당 몫 방통위원 누가 될까?
최상재·조상호·김홍국·장윤미 등 11명 지원
야당 추천 몫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 공개모집 결과 최상재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과 조상호 국회의장실 제도혁신비서관, 김홍국 전 경기도 대변인,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 등 11명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더불어민주당과 언론계 설명을 종합하면, 민주당 국회추천공직자자격심사특별위원회(자격심사특위)는 지난 6일 방통위원 후보자 지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오는 11일 후보자 자격요건과 결격사유 등에 관한 서류심사를 거쳐 13일 면접심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자격심사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김현 의원은 야당 몫 방통위원 후보자 2명 추천 일정과 관련해 “이번 주 면접까지 모두 마치고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6일 접수 마감 결과를 보니, 민주당이 애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지원자가 많아 서류심사 일정 등은 조금씩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공모에는 최상재 전 위원장과 조상호 비서관, 김홍국 전 대변인, 장윤미 공보이사 이외에도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이희길 전 부산문화방송(MBC) 대표이사,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 최선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 김영근 전 문화방송 방송영상제작국장, 김성재 전 한국언론진흥재단 상임이사, 정순경 전 방송위원회 기획관리실장 등 11명이 참여했다.
최상재 전 위원장은 에스비에스(SBS) 피디(PD)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초기 언론노조 위원장을 지내며 ‘미디어법’ 반대 투쟁을 이끌었다. 에스비에스로 복귀한 뒤에는 지속혁신추진단장과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2019년 특임이사까지 맡았다. 최 전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독립성과 자율성이 핵심인 공영방송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는 등 방송·언론계 전체에 막대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공영방송 관련 정책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없지 않은 만큼, 이런 부분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원서를 냈다”고 밝혔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22대 국회 개원 전까지 민주당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역임했다. 안 교수는 “현 국면에서 야당 추천 방통위원이라면 정권 차원에서 공영방송을 정치적 도구로 악용하려 했던 흑역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언론의 자유를 앞장서서 지킬 수 있는 인물이라야 한다”며 “아울러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되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전문성도 아울러 갖춰야 한다는 판단 아래 지원했다”고 말했다.
조상호 비서관과 김홍국 전 대변인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인연으로 눈길을 끈다. 조 비서관은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 ‘대장동 변호사’로 불렸으며,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김 전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대변인을 맡는 등 ‘이재명의 입’으로 활약한 바 있다. 뉴시스 정치부장과 티비에스(TBS) 보도국장 등을 거친 언론인 출신이기도 하다.
김 전 대변인은 방통위원 후보자 공모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미디어 현장에서 방송을 직접 경험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강의도 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나름대로 알고 있다”며 “현 정부 출범 이후 방송장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방통위가 시대 변화에 걸맞게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조 비서관은 “당에서 하는 인사에 대해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만 답했다.
방통위는 5인 상임위원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대통령이 2명을 추천하고 국회가 3명(여당 1명, 야당 2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를 지닌다. 다만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전 위원장을 임명한 뒤부터 줄곧 대통령 몫 1~2인 체제로 파행 운영을 거듭해왔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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