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원장 연봉 1억9500만원에 셀프인상? 과방위 "삭감하라"

박서연 기자 2024. 9. 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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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류희림 방심위, 가짜뉴스 관련 회의 비용 390만원 변상하라"
방통위 2인 의결로 발생한 소송 및 자문 비용 4290만원 시정요구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지난 7월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참여한 류희림 방심위원장. ⓒ미디어오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 최민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 류희림)가 법적 근거도 없이 신문사 유튜브 및 인터넷언론 등을 대상으로 심의를 진행하기 위해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를 운영하며 사용한 회의 수당과 비용 등을 일괄 변상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방심위원장 연봉 1억9500만 원은 과도하다며 삭감 의견도 냈다.

9일 국회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EBS, 방통위 등에 대한 '2023 예산 결산 승인안'을 심사 의결했다. 국회 과방위는 방심위가 법적 근거도 없이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를 운영하며 인터넷언론 보도를 심의하면서 사용한 비용을 변상할 것을 의결했다. 예산 결산에서의 시정요구는 변상, 징계, 시정, 경고, 주의 순인데, 변상을 요구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방통위 결산안은 12명 찬성, 6명 반대로 가결됐다.

지난해 8월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한 이동관 위원장은 같은 해 9월6일 '가짜뉴스 근절 TF'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 달 13일 방심위가 협력 기관으로 참석해 함께 가짜뉴스 근절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이동관 방통위는 같은 달 18일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며 심의 패스트트랙을 예고했다. 그러자 방심위는 같은 달 26일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를 출범시켰다. 방심위가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인터넷 언론 심의를 강행하려고 하자, 당시 직원들은 방심위 고유 업무가 아니라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

국회 과방위 민주당 의원들은 9일 입장문을 통해 “방통위의 '방심위 지원'은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설치된 방심위의 안정적 운영 및 법정 직무 수행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3년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 출범 이후 사용된 예산은 390만 원”이라며 “방통위는 법적 근거가 없는 신문사, 유튜브, 인터넷 언론 등 인터넷 보도 심의와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 관련 회의 수당과 비용을 변상책임자에게 변상하도록 의결했다”고 밝혔다.

민간기구인 방심위의 류희림 위원장 연봉이 1억9500만 원 것을 두고 과도하다며 삭감 의견도 냈다. 국회 과방위 민주당 의원들은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지원을 받는 방심위가 민간독립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방심위원장이) 총리급 급여를 받으며 '셀프 연봉 인상'을 추진하는 등 과도한 연봉을 받는 문제가 있으므로, 이를 방통위로 하여금 개선하도록 하고 방심위 사무처 직원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개선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정동영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민간기구인 방심위원장 류희림 위원장이 1억9500만 원, 거의 총리급의 급여를 받는다. 아마 장관 급여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 불합리한 것은 반드시 시정돼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연합뉴스

방통위를 향해 변상을 요구하려다 수위를 낮춰 시정으로 의결한 건도 있었다. 국회 과방위는 여야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2인만으로 중요 안건들을 의결해 발생한 소송 및 자문 비용 4290만 원을 시정하라고 했다.

과방위 민주당 의원들은 “방통위는 불법적 2인 의결로 방문진 이사 해임처분 취소소송 2건과 방문진 보궐이사 임명처분 취소소송 1건 등 총 3건의 소송에서 피소된 바 있다. 이동관-이상인 2인 위원만 참석한 불법적 2인 의결로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를 해임했다”며 “국민의 예산을 지출하면서 고의로 로펌명, 변호사명 등의 자료 제출을 거부했으므로 해당 자문 비용에 대하여 변상책임자에게 변상하게 하고 관련자에 대해 징계를 요청했다. 특히 5인 체제가 성원되지 않았음에도 절차적 적법성이 결여된 의결을 강행해 3건의 소송에 대해 총 4290만 원의 소송비용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은 2인 체제가 불법이라는 명백한 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정동영 소위원장은 “2인 구조에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해임하는 등에 대한 소송비용 4200만 원을 물어내라고 한 것은 여당 의원들께서 강력히 반대 의견을 내고 퇴장까지 했는데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2인 의결로 발생한 소송비용 변상과 관련된 건은 일부 위원님들의 문제 제기가 타당한 것으로 보여서 시정요구 정도로 바꿔 주시기를 요청한다”며 “다만 방심위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 건은 의원님들의 반대 토론이 있었으나, 가짜뉴스에 대한 규정도 없는 상태에서 국가기구가 센터를 마련하는 것은 대단히 무리라고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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