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화상 상담·원격 치료 정말 편합니다”

임성준 2024. 9. 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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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각 없게 제주 원격협진 확대…의료취약지 화상진료·약처방 원스톱 등
이달 서귀포시 관내 11곳→내년 전국 첫 도내 전체 보건진료소 48곳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가기 힘들었는데, 가까운 곳에서 의사와 화상 상담까지 할 수 있어 정말 편합니다.”

9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중산간 마을인 서광서 보건진료소에서 원격협진을 신청한 임모(86)씨는 만족감을 표했다.

9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서 보건진료소에서 시연한 원격협진 모습. 제주도 제공
이달 2일부터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의료취약지 주민 대상 원격협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제주도가 ‘의료취약지 원격협진’을 시연했다.

원격협진 서비스는 보건진료소 간호사와 원격지 민간의료기관 등의 의사가 디지털 화상진료시스템을 통해 협진하는 것이다. 원격지 자문 의사(민간 병·의원 의사 및 공중보건의)와 현지 의료인(의사·간호사) 간 화상시스템을 이용한 실시간 비대면 원격협진을 통해 환자를 진단, 치료, 상담한다. 

원격협진 서비스는 제주의 경우 2019년부터 마라도와 가파도 보건진료소에서만 시행됐다. 이달부터는 제주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관할 보건진료소 11개소에서 시범운영되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역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1.8%를 차지한다.

제주도는 올해 초부터 원격협진사업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주력해 왔다. 6월부터 도내 보건기관을 대상으로 간담회와 시스템 교육을 실시했고, 추가 예산 확보를 통해 첨단 화상 진료 장비를 구축했다. 2025년 1월부터는 도내 전체 보건진료소 48곳으로 확대된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이다.

이번 확대 시행 대상은 보건진료소가 위치한 읍·면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주민 가운데 고혈압, 당뇨병, 초기치매,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정기적인 진료와 건강상담관리가 필요한 거동 불편자, 고령자, 독거노인 등 의료취약계층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이날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관할 자문의료기관(안덕의원)과 보건진료소 간 원격진료가 이뤄졌다. 지역보건의료기관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은 환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원격협진 대상자를 선정했다. 웹캠, 전자기기 등 화상장비를 통해 민간 병의원 및 보건기관의 의사, 공중보건의사에게 자문을 구해 원격치료, 약 처방, 건강관리 지원, 복약지도 등 종합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날 시연회를 지켜본 오영훈 지사는 “사람 중심의 15분 도시 제주 구현을 위해 모든 도민이 거주지역과 관계없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와의 충분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9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서 보건진료소에서 시연한 원격협진 모습. 제주도 제공
이날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정보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관계자도 현장을 참관했다.

오 지사는 간담회에서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원격협진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범사업으로 효과가 확인된 만큼 모든 도민이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내년 초 전면 시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고형우 첨단의료지원관은 “내년에는 전국 9개 시도로 사업이 확대될 예정”이라며 “제주도가 선제적으로 전면 시행에 나선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오 지사는 “이번 사업은 앞으로 제주도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하려는 건강주치의 제도를 위한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처음 시도하려는 만큼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대학병원에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건강상담과 예방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의료 서비스에 대한 인식 개선을 피력했다.

사회보장정보원은 원격협진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지속적인 개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우수 사례 발굴 및 전파, 제도적·예산적 지원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 사업이 의료 서비스의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의료 혁신의 선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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