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떠나는 임관혁 고검장 “검찰의 인지수사 최소한으로 줄여야”

정대연·강연주 기자 2024. 9. 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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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혁 서울고검장이 지난 6월1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제132차 양형위원회에 신임위원으로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임관혁 서울고검장(58·사법연수원 26기)이 “검찰 인지수사는 최소한의 영역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임 고검장은 9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에서 “지금 검찰은 과부하가 걸려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고검장은 “(검찰은) 다양한 영역에서 크고 작은 인지수사를 많이 벌이고 있고,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의 처리와 사법통제 업무도 쌓여 있으며, 공판 부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수사와 공판 모두 전보다 많이 지연돼 사건 당사자들이 힘들어하고 있고,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도 더 곤란해졌다”고 적었다.

임 고검장은 “그동안 검찰인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 모든 일을 감당해 왔지만,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좀 회의적”이라며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걸 잘할 수는 없으며 때론 과감히 내려놓는 지혜와 용기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선배들이 지적했듯이 인지수사는 검찰에 보다 적합한 부패와 금융 등 필요 최소한의 영역으로 줄이고, 대신 일반 형사사건 처리, 보완수사 및 사법통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그러면 신속한 사건 처리도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 고검장은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과분한 자리까지 올라 혜택만 받고 나가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이제 가야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나태주 시인의 시 ‘안부’로 글을 마쳤다.

임 고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히는 인사다. 1997년 검사 생활을 시작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2부장,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장, 서울동부지검장, 대전고검장 등을 지냈다.

임 고검장은 지난달 심우정 법무부 차관 등과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에 올랐다. 그는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3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했다. 임 고검장과 심우정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임 고검장 퇴임식은 오는 11일 열린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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