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가 저지보다 더 놀랍고 역사적이다" ML 역대급 논쟁, 50-50 희소성이 60홈런보다 인정받았다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50홈런-50도루에 도전 중인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희소성이 60홈런에 재도전하는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보다 더 높이 평가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와 저지, 둘 중 누가 더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를 했다. 9명의 필진이 참여한 가운데 5표를 받은 오타니가 4표를 얻은 저지보다 근소 우위를 점하며 역사적인 시즌을 인정받았다.
9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시즌 46호 홈런을 터뜨린 오타니는 46도루까지 50-50에 각각 5개씩 남겨놓고 있다. 51홈런을 기록 중인 저지는 최근 12경기 연속 무홈런으로 주춤하지만 2022년 자신이 세웠던 아메리칸리그(AL) 한 시즌 최다 62홈런에 재도전하며 역대급 타격 생산력을 보이고 있다. 산술적으로 오타니는 52홈런-52도루, 저지는 57홈런 페이스. 가능성은 오타니 쪽이 더 높다.
MLB.com 뉴스 편집을 총괄하는 제이슨 카타니아는 “오타니는 전에 없던 일을 해내고 있다. 최고 공격력을 자랑하는 저지에겐 미안하지만 오타니가 홈런을 치거나 도루를 할 때마다 들리는 소리는 양키스 경기보다 더욱 스릴 있고, 드라마틱하며 재미있을 것이다. 오타니가 50-50을 달성한다면 2024년을 돌아볼 때 최고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며 오타니의 손을 들어줬다.
앤서니 카스트로빈스 선임 기자는 “저지의 기록은 2022년보다 더 좋지만 궁극적으로 자신의 기록을 좇는 것이다. 오타니는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50-50에 못 미치더라도 그가 기록 중인 모든 홈런과 도루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며 “토미 존 수술에서 회복 중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저지도 대단하지만 오타니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시즌”이라고 평가했다. 45홈런-45도루도 이미 최초 기록이다.
브라이언 머피 기자도 “오타니의 시즌이 더 기억에 남을 이유는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오타니의 엄청난 파워와 50개 이상 도루를 함께 볼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나. 토미 존 수술에서 회복하는 동안에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일을 계속 해내는 오타니의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야구 선수가 빅리그에서 전에 없던 기록을 달성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해리건 분석 및 속보 매니저도 “저지도 희귀한 존재이지만 올해만 보면 단연 오타니가 더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저지의 놀라운 활약은 야구 역사를 통틀어 위대한 타자들에게서 이미 본 적이 있다”며 “50-50을 달성하는 선수를 다시 보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고 기록의 희소성을 강조했다.
사라 랭스 리서치 및 특별 프로젝트 매니저는 “저지는 뛰어난 선수이고, 그가 몇 개의 홈런을 기록하든 62홈런 친 2022년보다 더 좋은 시즌이 될 것이다”고 치켜세우면서도 “누가 더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느냐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오타니가 정답이다. 오타니는 타자로 40도루 시즌, 투수로 200탈삼진 시즌을 보낸 역대 5번째 선수가 됐다. 나머지 4명은 1893년 마운드가 현재 거리로 옮겨지고, 1898년 현대식 도루 규정이 도입되기 전에 달성한 기록이다. 홈런과 도루 모두 2위 안에 든 선수도 1908년 호너스 와그너, 1909년 타이 콥밖에 없었다”며 오타니를 택했다.
저지를 택한 기자들은 그의 압도적인 타격 성적을 근거로 댔다. 윌 리치 칼럼니스트는 “도루는 멋진 일이고, 홈런 50개를 치는 것은 더더욱 멋진 일이지만 저지가 하고 있는 일은 놀랍다. 오른손 타자로는 역대 최고의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 우타자는 정말 많다”며 최근 80년을 통틀어 올해 저지의 조정 OPS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 타자가 배리 본즈 1명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이크 페트리엘로 통계 분석가도 “저지가 60홈런 또는 62홈런을 기록할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그의 시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아니다. 본즈, 베이브 루스, 테드 윌리엄스, 미키 맨틀 등의 이름이 있는 역대 최고의 타격 시즌 10위권에 든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우타자로는 역대 최고의 시즌이다. 홈런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고 거들었다.
매니 란다와 기자는 “오타니의 50-50만큼 저지도 전례 없는 일을 할 수 있다. 2022년 62홈런으로 AL 신기록을 세우며 조정 OPS 210을 기록했는데 올해 저지는 60홈런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조정 OPS는 221을 기록 중이다. 한 시즌에 이 수치를 기록한 선수는 1927년 루스, 1998년 마크 맥과이어, 2001년 본즈밖에 없다. 맥과이어보다 높은 조정 OPS로 우타자 역사상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파인샌드 선임 기자도 “오타니의 50-50 가능성도 놀랍지만 새로운 규칙 변경으로 도루가 늘어났기 때문에 내 마음속에는 약간의 별표가 있다. 흥미로운 논쟁이지만 나 저지의 손을 들어주겠다”며 지난해부터 베이스 크기 확대, 투수의 견제 횟수 제한 영향으로 리그 전체에 도루가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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