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절대 안 된다”… 미 진보·보수 정치 아이콘 샌더스·체니 의기투합

권경성 2024. 9. 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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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보·보수 세력의 상징적 존재로 통하는 두 노장 정치인이 서로 정반대인 이념 지향을 무릅쓰고 의기투합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서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 마지막까지 남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당내 '비(非)트럼프' 대표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는 '반(反)트럼프' 체니 부녀와 다른 길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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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해리스 지지 선언’ 체니 칭찬
‘비트럼프’ 헤일리는 “트럼프 도울 것”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이 지난달 19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주최한 대담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시카고=권경성 특파원

미국 진보·보수 세력의 상징적 존재로 통하는 두 노장 정치인이 서로 정반대인 이념 지향을 무릅쓰고 의기투합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서다.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은 8일(현지시간) NBC방송 인터뷰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체니 부녀(딕 체니 전 부통령과 그의 딸 리즈 체니 전 연방 하원의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런 공개 칭찬은 뜻밖의 일이다. 공화당 정권인 조지 W 부시 행정부(2001~2009년) 당시 부통령으로 재임하며 보수 매파(강경파)를 이끌었고 2003년 이라크와의 개전을 적극 주장하기도 했던 딕 체니는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반면 샌더스는 연방 상원뿐 아니라 미국 정치계에서 가장 급진적인 진보파로 꼽히는 인사다. 1941년생인 둘은 83세 동갑이다.

계기는 체니 전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이다. 그는 6일 성명을 통해 “우리 모두는 시민으로서 헌법 수호를 위해 당파보다 국가를 우선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11월 대선 때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4일 부친보다 먼저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체니 전 의원은 8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권력 탈취 시도를 위해 폭력 사용도 마다하지 않을 위인”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묘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하자 이에 불복해 극렬 지지자를 선동하고 선거 결과를 전복하려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2022년 8월 16일 리즈 체니(왼쪽) 당시 미국 연방 하원의원(공화·와이오밍)이 공화당 예비선거 투표를 하기 위해 부친인 딕 체니 전 부통령과 함께 와이오밍주 잭슨홀의 티턴카운티 도서관 투표소에 들어가려 하고 있다. 잭슨홀=AP 연합뉴스

이에 샌더스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동의하는 체니 부녀의 의견이 거의 없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그들의 신념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각종 정책 이슈에 대한 입장을 종전보다 오른쪽으로 바꾼 것에 대해서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일 뿐 이상을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 마지막까지 남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당내 ‘비(非)트럼프’ 대표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는 ‘반(反)트럼프’ 체니 부녀와 다른 길을 골랐다. 그는 이날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아직 (도와 달라는) 트럼프 측 요청은 없었지만 그가 물어본다면 기쁘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좋은 후보라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트럼프와 해리스 사이의 선택은 쉬웠다”고 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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