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군필이라면 다 안다는 브랜드 `닥터지`… "미국·일본서 K-뷰티 알려요"

이상현 2024. 9. 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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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약 2000억으로 14배 성장… 올리브영 브랜드 단독행사 가장 보람
내달 중 미국·태국 방문… "하반기 글로벌 무대서 K-뷰티 홍보 위해 최선"
신양희 고운세상코스메틱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 고운세상코스메틱 제공
신양희 고운세상코스메틱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 고운세상코스메틱 제공
신양희 고운세상코스메틱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 고운세상코스메틱 제공

신양희 고운세상코스메틱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

2015년 이후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닥터지(Dr.G)' 브랜드에 대해 한 번쯤 들어봤을거다. 누적 판매량 3000만개를 넘어선 '블랙 스네일 크림'을 비롯해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 등은 외롭고 척박한 군 생활로부터 한국 남성들의 피부를 지켜줬던 스테디셀러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이 이제 국내를 넘어서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무대에서 'K-뷰티' 알리고 있다. 해외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신양희(45·사진) 고운세상코스메틱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9일 고운세상코스메틱 분당 사옥에서 만난 신양희 본부장은 "어린시절부터 피부가 안좋았다"며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신 본부장이 처음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곳은 작은 무역회사였다. 이곳에서 그는 B2B(기업 간 거래) 관련 온라인 마케팅을 처음 시작했는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분하게 느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랬던 그가 B2C 영역인 화장품 업계에 발을 딛게 된 계기는 2009년 CNP코스메틱에 입사하면서부터다. 이곳에서 신 본부장은 마케팅팀으로 합류해 온라인 영업 등을 담당했다.

이후 2014년 합류한 고운세상코스메틱에서도 온라인 영업팀 팀장을 지냈다. 신 본부장은 그때를 회상하며 "올바른 철학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진심으로 만들고 기술력도 갖춘 곳에서 일하고 싶어 고운세상코스메틱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곳에 합류한 신 본부장은 온라인영업팀 팀장 외에도 글로벌마케팅팀 팀장, 마케팅본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아 지휘하고 있다.

그는 처음 입사했던 시기를 회상하며 "처음에는 온라인 팀 매출 규모가 2억원이 안될 정도였다"며 "바이럴 마케팅과 CF 제작, 올리브영과 함께하는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히트 상품을 발굴하게 됐다"고 말했다.

군대 군마트(PX, Post eXchange)에 제품을 입점했던 시기도 이때쯤이었다. 신양희 본부장은 "PX 입점은 당시 매우 낮은 인지도를 가졌던 닥터지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이 지금의 베스트셀링 제품으로 거듭나게 된 도화선이 됐다"며 "수딩 크림은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을 2000만개를 돌파한 국민 크림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만 하더라도 화장품 브랜드가 브랜드 인지도 악화 등을 우려해 군대에 입찰을 하지 않던 시기였다"며 "PX에 있는 기존 화장품의 품질이 굉장히 낮다 보니 닥터지가 자연스럽게 인기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인기에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매출은 2015년 144억원대에서 지난해 약 2000억원으로 약 14배가량 성장했다.

회사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그는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너무 작은 회사였는데, 처음 올리브영 브랜드 단독 행사를 진행하게 됐을 때 전 직원들이 환호했던 기억이 난다"라며 "전 직원들이 그 행사만을 보며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이 국내를 넘어 바라보는 무대는 글로벌 시장이다. 신 본부장은 해외 시장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돌격 대장' 역할을 맡는다.

신 본부장은 "일본이나 베트남, 말레이시아에 직접 다니면서 기존 채널들과의 미팅을 통해 매출 전략을 세우고 신제품 영업 활동도 하고 있다"며 "올해가 특히 바쁜 이유는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실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이 현재 진출한 글로벌 국가는 총 13곳이다. 그는 "일본과 중국 시장이 현재는 가장 매출이 크고 최근 진출한 미국은 아마존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다"라며 "올해 진출한 태국 역시 성과가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많은 K-뷰티 브랜드 사이에서 고운세상코스메틱만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는 "더마코스메틱(기능성 화장품) 카테고리에 분류되어 있다는 점이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점이자 저희의 강점"이라며 "한국의 올리브영에서 위상이 최상위라는 점도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부분"이라고 대답했다. 또 피부과 환자를 위해 만든 1세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라는 점에 대해서도 "독보적인 브랜드 스토리를 갖고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만의 철학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신 본부장은 "저희가 가장 많이 염두에 두는 부분은 구성원들의 성장"이라며 "구성원들의 성장을 통해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인사를 발탁할 수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회사는 내부 인사를 발탁했다"라며 "지금 거의 모든 본부장들이 저와 함께 10년 이상 성장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커리어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각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많은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당연히 공부를 많이 해야겠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을 전문가로 만드는 것을 고운세상코스메틱은 택하고 있다. 확실히 다른 회사와는 다른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신 본부장은 얼마 남지 않은 올해 하반기 역시 글로벌 무대에서 K-뷰티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할 예정이다. 현재까지의 성과를 점수로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50점'이라고 대답하면서 "닥터지가 국내에서는 탑 브랜드로 꼽힐 만큼 성장했지만 글로벌 무대에서는 신예인 만큼, 글로벌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부담감이 공존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10월에 미국과 태국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두 국가 모두 올해 처음 진출한 국가다 보니 신경 쓸 부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엄마로서의 책임도 다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올해 이곳에 입사한 지 딱 10년이 됐는데, 회사에서 한 달 리프레시 휴가를 주셨다"며 "매일 일하느라 함께 하지 못한 딸과 여행을 가고싶다"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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