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보수·진보 단일화 지지부진…보수는 단일화 기구부터 분열

양소리 기자 2024. 9. 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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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서 단일화 '제3기구'…후보 분열 예고
보수 유력후보 박선영前의원, 불출마 선언
진보계 8명 후보, 단일화 룰 결정에 진통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 참여 후보(강신만, 곽노현, 김경범, 김용서, 김재홍, 안승문, 정근식, 홍제남)들이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후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9.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다음 달 16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 교육계는 물론 진보 교육계도 후보 단일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9일로 선거까지 남은 날짜는 37일이다.

이날 현재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진보 성향 8명, 보수 성향 5명 등 총 13명인 가운데, 난립한 후보의 의중을 조율하지 못하면 진보, 보수 모두 단일화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보수서 단일화 '제3기구' 나와…조전혁 "단일화 불행 반복 안 돼"

보수 진영에서는 단일화 기구마저도 양분되며 혼란을 빚고 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전이 벌어지며 보수 진영에서는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바른교육국민연합(바교연)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두 곳이 단일화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섰다. 두 단체는 지난 5일 함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를 구성했다.

통대위는 이날까지 단일화 참여 희망자 접수를 받은 뒤 11일까지는 단일화 원칙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통대위는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단일화 후보를 선정한다. 이 여론조사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진행될 예정이다. 통대위는 24일께 단일 후보를 추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보수 교육계에서 통대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들이 또 하나의 세력을 만들었다. 이들은 단일화를 위한 '제3의 기구'를 형성했다.

제3의 기구를 주도하는 최명복 전 서울시교육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통대위는 지난 2014년, 2018년, 2022년 세 번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던 인사들이 만든 시민조직"이라며 "(제3의 기구에는) 전직 서울시교육의원, 서울시의회 교육위원 등에서 활동한 교육계 관계자가 모였다. 우리 아이들을 맡길 교육감을 순수 교육단체가 뽑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여러 차례 보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시민 단체가 아니라 교육계 원로 관계자들이 직접 이번 선거를 주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3의 기구는 이 기구에 참여하는 교육계 관계자가 직접 선거인단이 돼 단일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우리가 선거인단이 돼 단일후보를 선정할 것"이라며 "(선거인단이) 무기명 투표로 단일화 후보를 뽑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제 중요한 건 후보의 의중이다. 보수 후보 5명 중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 등 3명은 통대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조 전 의원은 "통대위 외에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가 또 출범한다"며 "선거 준비에 집중해야 할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단일화 기구들을 통합해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 등은 통대위의 단일화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 전 교육장은 "(통대위의) 여론조사 100% 후보 경선은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뽑는 방식이다. 교육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은 교육계 외에서는 모르지 않나"라며 "이 부분에 대한 합의 없이 만들어진 룰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보수계 유력 후보였던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이날 선거 불참 의사를 밝혔다. 박 전 의원은 "(교육계) 원로그룹의 우려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는 이번 2024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에 등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보수 교육계에서는 박 전 의원의 불출마로 사실상 조 전 의원 1강 체계가 굳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의원은 2018년과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완주할 정도로 교육계에 큰 세력을 확보한 인물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박 전 의원의 이탈로 보수계는 후보 단일화가 보다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보수 시민 단체들은 지난 5일 오후 보수우파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해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사진=통대위 제공) 2024.09.05 *재판매 및 DB 금지

진보 교육계, 8명 요구 목소리 제각각…룰 결정 아직

진보 교육계 후보 8명이 참여한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수일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단일화 룰 결정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리면서다.

추진위는 지난 6일 각 후보 대리인에 가장 선호하는 단일화 룰을 물은 뒤 7일부터 의견 조율 작업에 나섰으나 이날까지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후보들은 선거인단 구성 방안, 여론조사 반영 비율 등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 관계자는 "후보가 8명이나 되니 생각이 다른 점이 있다. 단일화 룰 결정 작업이 원래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걸리는 작업인데 짧은 시간 동안 진행하다 보니 진통이 있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추진위는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8명 후보의 의견을 이날까지 듣고 경선 룰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오늘까지 협의를 마치고 내일(10일)은 어떻게든 룰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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