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사 블랙리스트' 유포…정부 "용납할 수 없는 범죄"(종합)

김규빈 기자 2024. 9. 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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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족에 따른 응급실 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응급실에 파견된 군의관, 공중보건의사(공보의)의 신상정보가 담긴 리스트가 유포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9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브리핑에서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아카이브 형식의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가 진료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사기와 근로의욕을 꺾고 있다"며 "이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을 위축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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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의사' 유포…"민족 대명절 힘써주시는 분들" 조롱
전화번호·이성관계 등 담겨…"일부 대인기피증까지 겪어"
의사 부족에 따른 응급실 의료대란에 정부가 군의관을 추가 투입하기로 한 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들이 입실을 기다리고 있다. 2024.9.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의사 부족에 따른 응급실 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응급실에 파견된 군의관, 공중보건의사(공보의)의 신상정보가 담긴 리스트가 유포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9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브리핑에서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아카이브 형식의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가 진료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사기와 근로의욕을 꺾고 있다"며 "이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을 위축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군의관은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대인기피증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의료현장에서 성실히 근무하는 의사들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협조해 엄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아카이브에 (유포된) 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미 의뢰 했고, 이번에 업데이트 된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에 전달되어 있다"며 "경찰에서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 전임의 등 개인정보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인트인 '감사한 의사'에 응급실 부역 코너가 만들어졌다. 이 코너에는 '군 복무 중인 와중에도 응급의료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응급실에 파견돼 근무중인 군의관으로 추정되는 의사들의 실명이 공개됐다.

'감사한 의사'는 운영자가 제보를 통해 확보한 의료 현장에 있는 명단과 정보를 취합한 후 매주 취합해 아카이브에 공개한다.

이들은 "'복지부 피셜'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데도 응급의료는 정상가동 중'"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큰 도움 주신 일급 520만 원 근로자분들의 진료정보입니다"고 비꼬았다.

이어 "민족의 대명절 추석,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께 감사와 응원을 드린다"며 "인근 지역 구급대 및 응급상황에 처한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정부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등 군의관 15명을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에 파견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주 중으로 군의관 235명을 일선 병원에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들은 응급실을 지키는 응급의학과 교수들에 대해서도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환자곁을 지키기로 결심해줘서 감사하다"고 조롱했다.

이외에도 복귀한 전공의, 현장에 남아있는 전임의 등에 대해서는 "불륜이 의심된다" "탈모가 왔다" "키보드워리어" "이기적인 사람" 등의 악의적인 표현이 게시됐다.

또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거나 사귀는 이성, 모바일 청첩장 링크, 출산 휴가 여부, 학부대학, 아버지 이름과 직업, 등 개인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때문에 일선 전공의 사이에서는 신상공개 등의 우려로 복귀를 하고 싶어도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대생의 경우 선배들이 족보(중간고사, 기말고사 기출문제와 정답)를 공유해주지 않는 등 불이익을 우려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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