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회사채 발행 사상 최대 …“선거 불확실성 상쇄 목적”

코로나 팬데믹 당시 발행 최고치 경신
“대선·금리인하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
경기침체 우려로 국채금리 주춤한 영향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수치를 바라보며 토론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미국 기업들이 9월 첫째 주 사상 최대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초래하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업체 LSEG의 자료를 인용해 9월 첫째 주에 미국의 60여개 우량기업들이 회사채를 820억달러(약 110조원)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회사채가 발행됐던 2020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당시에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경기침체를 우려한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회사채를 발행했다.

일일 발행 규모로 봐도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3일과 4일 이틀 동안 발행된 회사채 규모만 730억달러(약 98조원)에 달했다. 3일 하루 동안 29건에 달하는 미국 투자등급 채권이 발행됐다.

통상 9월은 기업들이 새로운 예산 계획을 집행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자금을 조달한다. 다만 이번의 기록적인 회사채 발행 배경에는 대선과 금리 인하 조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의도라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증권투자 부문 수석인 댄 미드는 “다가오는 이벤트들이 촉발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과 그로 인한 타격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며 “지속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가 주춤하고 있어서 미 기업들 입장에서는 채권을 발행하기에 좋다. 회사채 금리는 국채금리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지난 5일 기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을 연 4.8%로, 지난 7월 초 연 5.6%에서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역시나 경기침체 우려로 지난 8월 미국 증시가 급락했던 경험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부추겼다. FT는 은행가들을 인용해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자금 조달을 미루던 기업들은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의 위험성을 목도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