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학비부터 생활비까지…부모 대신 정부가 부담
[앵커]
유럽연합 내 합계출산율 1위 국가인 프랑스는 청년들이 자립할 때까지, 생활하는 데 필요한 각종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줍니다.
이렇게 해서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점이 높은 출생률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는데요.
파리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안다영 특파원, 프랑스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들을 지원해주나요?
[기자]
한마디로 먹고, 자고, 생활하고, 학교에 다니는데 필요한 비용 대부분을 지원해 준다고 보면 됩니다.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학생들의 경우 주거비가 가장 큰 부담인데요.
저희가 취재한 프랑스 학생 사례를 보면요.
관리비 포함 한 달 월세는 우리 돈 75만 원 정도지만, 정부 주택보조금을 받아 48만 원가량만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약 32만 원도 지원받는데, 이는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 26살까지 학생은 교통비도 최소 50% 할인받고,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지원은 프랑스 자국 학생뿐 아니라 교환학생으로 온 한국 학생 등 외국인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프랑스의 높은 물가 때문에 식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먹는 비용도 지원이 되나요?
[기자]
식비 명목으로 현금을 지원하진 않지만, 학생이면 더 싸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고, 또 식자재를 무료로 지원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센 강변에 있는 선상 식당 모습인데요.
학생과 일반인 요금이 다릅니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학생은 절반 이하 가격에 먹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식당인데, 수도 파리와 인근 지역에만 이런 학생 할인 식당이 50개가 넘습니다.
학생들에게 먹거리를 무료로 나눠주는 단체도 있습니다.
식당이나 식료품점 등에서 기부한 남은 음식과 식재료인데요.
학생증 확인 뒤 장바구니에 최대 10kg까지 담아갈 수 있습니다.
[아나 리오스/프랑스 대학원생/자원봉사자 : "이곳에서 과일과 채소를 받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매달 100유로(14만 원)에서 150유로(22만 원) 정도를 아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한국 대학생들은 사실 비싼 학비 때문에 부모님에게 손 벌리거나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프랑스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프랑스 역시, 대학 등록금은 대개 부모가 내주지만 큰 부담은 아닌 수준입니다.
프랑스는 국공립대학교 비율이 80% 이상인데, 등록금은 1년에 우리 돈으로 30만 원에서 60만 원 정도입니다.
이 또한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받으면, 안 내거나 아주 적은 학비만 내면 됩니다.
높은 등록금에 부모 허리가 휜다는 한국과는 대조적이죠.
이런 낮은 교육비와 각종 정부 지원은 다자녀 양육의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카디자 아디르/프랑스인 부모/자녀 4명 양육 : "우리가 부자라서 4명의 아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돈이 많지 않아요. 돈이 별로 없다고 해도 국가가 도와주기 위해 존재하고요."]
[앵커]
또 청년들 입장에서는 경제적 독립을 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질 텐데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나이는 한국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은 20대 10명 중 8명꼴로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돼, OECD 회원국 가운데 '캥거루족' 비율이 최곱니다.
반면 프랑스인은 평균 23살에 부모 품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부모들은 자녀를 키우느라 가난한 노후를 보내고 이를 보고 자란 청년들은 출산을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인데요.
자녀가 태어나서 자립할 때까지 정부가 함께 힘을 보태는 프랑스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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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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