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행사에 45만 ‘구름 인파’의 비밀…전남교육청 ‘뻥튀기’ 집계 말썽

강현석 기자 2024. 9. 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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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박람회, 전시관별 방문객 모두 더해
잘못 산출 관람객 근거로 경제효과 1400억원
박형대 도의원 “엄청난 성과 있는 것처럼 포장”
전남도교육청이 지난 5월 여수엑스포장에서 개최한 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미래교실’을 참관하고 있다. 전남교육청 제공.

전남도교육청이 개최한 ‘2024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의 관람객 수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동안 열린 박람회를 개최하기 위해 전남교육청은 152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박형대 전남도의원은 9일 “전남교육청의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관람객 집계가 엉터리로 진행된 만큼 다시 산출해 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5월29일부터 6월2일까지 여수엑스포장에서 박람회를 개최했다. 교육청은 결과보고서 등에서 5일 동안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이 45만7869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의원은 교육청이 관람객 1명이 여러 전시관을 방문했을 경우, 각 전시관 방문객을 모두 더해 최종 관람객 수로 집계했다고 지적했다. 1명이 5곳의 전시관을 찾았다면 ‘관람객 5명’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교육청은 박람회 기간 출입구에서 따로 관람객 수를 파악하지 않았다. 대신 각 전시관마다 별도로 입장객을 센 뒤 이를 모두 더해 전체 관람객으로 집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엑스포장 전시관 외부 EDG갤러리에 설치한 4대의 피플카운터(사람수를 자동으로 세는 장치)의 집계도 포함됐다. 이곳은 행사장 주요 통로여서 사람 이동이 많았던 곳이다. 한 사람이 4대의 피플카운터 앞을 지나가면 4명으로 집계된다.

교육청은 EDG갤러리 주변 미래교육축제 등을 위해 설치된 각종 체험 부스를 찾은 사람들도 부스별 체험 인원을 모두 더해 관람객에 포함했다. 이렇다 보니 EDG갤러리 관람객은 11만7843명, 미래교육축제 관람객은 14만6479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명확하게 관람객 수가 확인된 경우는 사전신청을 통해 단체로 체험학습을 한 학생과 교사들이다. 박람회 기간 전남에서는 학생 7만명과 교직원 1만8000명 등 모두 8만8000명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엉터리 집계는 엉뚱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교육청의 용역을 받아 박람회 성과분석에 나선 한 대학 산업협력단은 45만7869명의 관람객이 찾은 것을 전제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147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주로 학생들이 단체로 체험학습을 하러 간 행사가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박 의원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행사인 만큼 평가는 정직해야 한다”면서 “관람객 수를 부풀려 엄청난 성과가 있었던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교육청은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중복으로 집계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다만 다른 데이터 등을 봤을 때 전체적으로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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