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차별에 맞서 싸우겠다”…안창호 ‘혐오발언’ 진정접수

고나린 기자 2024. 9. 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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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신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취임식이 열린 9일 인권위 밖에서는 시민사회단체의 '안창호 위원장 자진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민주연대 등 36개 단체로 구성된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위원장의 혐오 발언에 대한 진정을 인권위에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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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날 인권위 밖서 사퇴촉구
안창호 신임 국가인권위원장 취임식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시민사회단체 소속 운동가들이 안 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있었던 혐오 발언에 대한 차별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안창호 신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취임식이 열린 9일 인권위 밖에서는 시민사회단체의 ‘안창호 위원장 자진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보람찬 인권 여행을 떠나자”는 안 위원장의 공허한 목소리와 시민사회단체의 “끝까지 안 위원장의 혐오와 차별에 맞서 싸우겠다”는 외침이 인권위 안팎으로 울렸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민주연대 등 36개 단체로 구성된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위원장의 혐오 발언에 대한 진정을 인권위에 접수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네오마르크시스트 중에 ‘동성애가 공산주의 혁명의 핵심적 수단’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많은 나라에서 ‘성적 지향’이라는 개념에는 동성애뿐만 아니라 수간, 기계간 이런 개념까지 나간다” 등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청문회 뒤 더불어민주당은 안 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일 안 위원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오늘은 참담한 날이다. 인권을 옹호해야 할 국가기관의 장에 차별을 공공연하게 말하는 사람이 취임한다”면서 “안 위원장의 말이 인권의 말인 것처럼, 혐오의 말이 인권의 말처럼 확산될 것이 매우 우려된다. 국내외 인권 기준에 비추어 봐도 안창호씨가 해야 할 일은 사퇴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진정 취지를 설명하며 “안 위원장은 지난 3일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성소수자, HIV감염인 등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드러내고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해 왜곡된 주장을 했다”면서 “인권위는 정치인, 공무원, 방송사에 의해 혐오표현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의견표명을 해왔다. 이번 진정에서도 하루빨리 차별적 발언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권고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안창호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안창호 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 접수되는 ‘1호 진정’으로 본인의 혐오발언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겠다”며 오전 10시30분께 인권위 상담조정센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같은 시간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는 안 위원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안 위원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갈등이 분출하고 극단으로 대립하는 주장들이 충돌하고 있다”며 “인권위 구성원 여러분께 저와 함께 보람찬 인권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취임식이 개최되는 동안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인권위 앞에서 릴레이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아샤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차별이 차별인지도 모르는 사람, 혐오 발언이 혐오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인권위원장이 됐을 때 인권위가 인권의 최후 보루로 기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늘 성소수자부모모임 활동가는 “제 아들은 동성애자이자 사회에서 건실하게 살아가는 청년이다. 아들이 성소수자인 게 걱정이 아니라, 안 위원장 같은 사람들의 혐오 발언을 들으며 살아가는 게 걱정”이라며 “안 위원장은 기자회견 발언 한마디 한마디를 숙려하고 성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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