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AI 반도체에 있다…나스닥, 새 반도체지수 韓서 최초 공개

최성준 2024. 9. 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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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만든 지 30년 만에 새 지수 출시
AI 경쟁력 부족한 반도체 기업 제외해 지수 재구성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가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미국 AI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ASOX)를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30년 전 만든 반도체 지수가 여전히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AI와 관련한 반도체 기업의 성과가 더 높을 것이란 전망에 새 지수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나스닥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공동 개최한 '새로운 투자 기회, AI 반도체 그 이상' 세미나에서 에밀리 스펄링 나스닥 인덱스 사업부문 글로벌 총괄 헤드가 미국 AI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나스닥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공동 개최한 '새로운 투자 기회, AI 반도체 그 이상' 세미나에서 나스닥은 ASOX 지수에 관해 설명했다.

에밀리 스펄링 나스닥 인덱스 사업 부문 글로벌 총괄 헤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0년 전 상장한 이후 반도체 관련 대표 지수로 자리 잡았다"며 "이런 역사를 써가는 동안 반도체 산업의 변화가 있었고 최근에는 AI 혁신에 따라 반도체 산업이 변화했고 혁신을 이뤄야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스닥이 지난 1993년 발표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지난 10년간 843% 상승하면서 미국 시장을 초과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나스닥은 최근 반도체 산업 흐름을 보면서 새 지수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AI가 반도체 산업에 주는 영향력을 봤을 때 AI 기술력에서 밀려난 반도체 기업은 경쟁력을 잃고 주가에도 이러한 내용이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설계(팹리스), 생산(파운드리) 등 모든 과정을 다루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 AI 경쟁에서 약세를 보이고 경쟁력을 잃고 있는데 이들 종목을 제외한 반도체 지수를 만든 것이다.

이정환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본부장은 "ASOX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레거시 반도체 기업을 덜어낸 지수"라며 "IDM으로 대표되는 레거시 반도체 기업은 AI 시장의 성장성을 다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IDM 기업의 시가총액은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2019년 시가총액 1위와 2위는 IDM 기업인 삼성전자, 인텔이 위치했다. 그러나 올해는 팹리스 기업인 엔비디아가 1위, 브로드컴이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5위, 인텔은 13위로 순위가 밀려났다.

반도체 기업의 선택과 집중에서 IDM 기업이 밀려나면서 이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는 설명이다.

이정환 본부장은 "IDM은 설계뿐 아니라 생산까지 생각해야 하지만 엔비디아 같은 팹리스 기업은 설계에만 집중하면서 좋은 칩을 만들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IDM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을 보면 14% 수준인데 팹리스 기업은 21%였다"고 설명했다.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나스닥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공동 개최한 '새로운 투자 기회, AI 반도체 그 이상' 세미나에서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가 말하고 있다./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이처럼 AI 시장의 성장성을 보다 더 잘 반영하기 위해서는 기존 SOX 지수에 포함한 인텔처럼 IDM 기업을 포함한 레거시 반도체 기업을 빼낼 필요가 생긴 것이다.

데이비드 초이 나스닥 아시아태평양지부 인덱스 리서치 총괄 헤드는 "AI 반도체 밸류체인 내에 속한 기업을 담기 위해 AI 관련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지수를 구성했다"며 "방법론을 보면 IDM 기업, 대부분의 수익을 아날로그 반도체에서 얻는 기업, 7나노미터 이하 제품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파운드리 기업을 제외했다"고 말했다.

초이 헤드가 설명한 방법론에 따라 기존 SOX에서 아날로그 반도체 수익이 많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애널로그 디바이시스'와 IDM 기업 '인텔', 7나노미터 이하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는 '글로벌파운드리'가 빠졌다. 대신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권(IP)과 설계자동화(EDA) 기술을 보유한 '암 홀딩스',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을 포함했다.

총 20개 종목으로 구성할 수 있지만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18개 기업으로만 구성돼 있다. 주요 구성 종목은 △엔비디아(20.8%) △TSMC(18.5%) △브로드컴(17.6%) △ASML 홀딩(10.4%) △AMD(6.5%) △퀄컴(5.3%) 등이 있다.

ASOX의 최근 수익률은 SOX 및 다른 지수와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데이비드 초이 헤드가 지난 5년 수익률을 백테스팅 해본 결과 ASOX는 지난 2019년 9월19일부터 지난 8월31일까지 580% 상승했다. 같은 기간 SOX는 274%, 나스닥100지수는 16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1% 올랐다.

나스닥이 이날 발표한 ASOX 지수의 ETF 상품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미래에셋운용은 ASOX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만들 계획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미래에셋운용은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와 오랜 기간 협업해 왔다"며 "AI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반도체 지수로, 레거시 프리(Legacy Free)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혁신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저변 확대에 지속적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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