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번복... 배후엔 부동산 거물” 피지 미인대회서 무슨 일?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에서 43년 만에 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우승자가 번복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초 20대 경영대학원생이 미스 피지로 선정됐으나 석연찮은 이유로 준우승자인 30대 모델을 우승자로 올렸는데, 이 30대 모델이 주최 측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부동산 회사 대표의 부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7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스 유니버스 피지로 선정된 만시카 프라사드(24)는 우승 왕관을 쓴지 이틀 만에 결과가 번복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최 측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심사 과정에서 심각한 원칙 위반이 있었다”며 준우승을 차지한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모델인 나딘 로버츠(30)를 우승자로 올렸다. 로버츠는 어머니가 피지인인 호주 시드니 출신으로 알려졌다. 상심한 프라사드는 소셜미디어에서 활동 중단을 발표하며 “대중들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심사위원들에 따르면, 프라사드는 심사위원의 7표 중 4표를 얻어 우승자로 선정됐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미국 TV 진행자이자 뷰티 전문가 제니퍼 찬은 “심사 단계에서 프라사드가 확실한 승자였다”라며 “무대 위에서 모습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측면에서 평가해 프라사드가 피지를 대표할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100% 확신했다”고 말했다.
피지는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열었다. 대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비싼 돈을 들여 라이선스를 사들여야 하는데, 피지처럼 작은 섬나라는 대회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탓이었다. 올해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럭스 프로젝트’가 큰돈을 투자해 라이선스 소지자가 되면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럭스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리리 페브리아니도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다. 페브리아니가 심사에 참여했음에도 럭스 프로젝트 측은 심사 결과에 만족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대회 라이선스 소지자도 투표권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실수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라이선스 소지자 측은 로버츠에게 투표했고, 이에 따라 결과는 4대 4 동률이 됐는데 라이선스 소지자 측이 ‘결정적 투표권’을 갖고 있기에 로버츠가 승자가 됐다는 게 BBC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심사 결과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우리는 8번째 심사위원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특히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멀리사 화이트는 럭스 프로젝트와 호주 사업가 제이미 매킨타이어와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는데, 새로운 우승자인 로버츠가 매킨타이어의 부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매킨타이어 측은 “심사 논란에 연루되었다는 주장은 음모론”이라면서도 “라이선스 소지자에게 조언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는 “현재 미스 유니버스 피지 우승자인 나딘 로버츠와 만시카 프라사드가 피지에 살지 않고 해외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실격 처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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