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욕 오가며 KAIST·뉴욕대 학위 받는다…인공지능 분야 세계 최초

이채린 기자 2024. 9. 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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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른쪽부터) 이광형 KAIST 총장과 린다 밀스 NYU 총장이 조인트 디그리 협약식에 참석했다. KAIST 제공

대전과 뉴욕을 오가며 공부한 학생이 KAIST와 미국 뉴욕대(NYU) 이름이 모두 새겨진 학위 졸업장을 받는다. 국내 대학이 해외대와 '조인트 디그리(Joint Degree)'를 만든 첫 사례이며 인공지능(AI) 분야 세계 최초 사례다. 

KAIST는 9일 이광형 총장과 린다 밀스 NYU 총장이 인공지능 분야 석사 학위제로 조인트 디그리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인공지능 분야 역량 강화와 글로벌 인재 양성은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미래 사회 전반에 큰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필수 요소라는 양교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조인트 디그리는 두 대학이 힘을 합쳐 하나의 새로운 학위를 만드는 것이다. KAIST, NYU 각각의 이름이 적힌 졸업장이 나오는 것이 아닌 KAIST-NYU 이름이 함께 담긴 졸업장을 받는 것이다. 두 학교는 함께 해당 학위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며 학생은 KAIST와 뉴욕을 오가며 양교의 교수들로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 총장은 "NYU는 AI 이론이 발전돼 있고 KAIST는 엔지니어링 등에 강점이 있어서 서로 협력하면 '윈윈'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밀스 총장도 "2년 전 이 총장을 만나 미래를 위한 학위를 개설하는 데 의지가 둘다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KAIST와의 협력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이유로 "NYU의 외국인 유학생 중 많은 한국인이 있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KAIST-NYU 조인트 디그리에 대해 이 총장은 "KAIST는 NYU와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협력 분야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양교에서 기계공학, 인문학, 물리학 등 수많은 학과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면서 전공과 무관하게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 규모는 수십 명이며 KAIST-NYU 조인트 디그리를 겸직하는 교수는 총 200여 명이다. 

다만 세부적인 사항은 조인트 디그리를 설계하기 위해 올해 안에 설치되는 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KAIST는 운영위원회를 거쳐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한 뒤 2, 3년 내에 학생을 선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위원회는 양교 교수진을 동수로 포함해 구성한다. KAIST와 NYU의 AI 공동학위를 상징하는 신규 로고도 개발된다. 

학생들은 양교 교수진이 추진하는 다양한 국제 공동 연구 사업에 참여해 최고 수준의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지원을 받게 된다. 미래 글로벌 사회를 이끌어갈 우수 인적자원을 꾸준히 양성하는 게 양교가 추진하는 이번 공동학위제의 핵심이다.

이 총장은 "KAIST에서는 다양성에 대한 경험을 가장 중시한다"면서 "다양한 환경, 다양한 사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얻을 수 있는 뉴욕은 다양성이 충만한 도시라 이를 기준으로 (해당 학위의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와 NYU는 2022년 6월 공동캠퍼스 구축을 위한 협력 협정을 체결한 이후 캠퍼스 공유, 공동연구, 공동학사 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2023학년도 2학기부터 학사과정 학생들의 교환학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선발 경쟁을 통해 KAIST에서 30명, NYU에서 11명의 학생이 선발돼 참여 중이다. KAIST 학생들의 경우 NYU에서 6개의 부전공 프로그램 중 하나를 이수하면 졸업 시 해당 부전공 이수가 명시된 학위를 받게 된다. 

현재 양교는 학사과정 교환학생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석·박사 과정 학생을 위한 복수학위(Dual Degree) 제도 도입에도 합의해 현재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2023년부터 현재까지 인공지능과 융합한 15개 분야에서 미래 공동연구 기획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인공지능과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10개 분야 국제 공동연구를 착수할 계획이다. 

밀스 총장은 “AI 기술은 기후 변화, 헬스케어, 교육 격차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면서 “양교가 양성할 글로벌 인재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혁신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은 국가와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며 “뉴욕대와의 장기적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을 다양한 분야에 혁신적으로 적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고급 인재 양성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 총장, 여현덕 KAIST G-School 원장 등 KAIST 관계자와 밀스 총장, 조경현 KAIST 컴퓨터과학과 교수, 캐린 퍼베제 박사 NYU-KAIST 이노베이션연구소(Innovation Research Institute) 이사 등 NYU 관계자 및 국내 기업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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