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총애받다 사라진 친강, 국영 출판사 한직 발령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4. 9. 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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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승진 가도를 달리다 돌연 낙마한 친강(58) 전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국영 출판사 한직으로 발령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두 명의 전직 미국 관리를 인용해 친강이 지난 봄부터 중국 외교부 산하 출판사에서 하위 직책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서점 직원들이 친강의 소속 사실을 모르고 있고, 중국 외교부 역시 친강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질문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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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승진 가도를 달리다 돌연 낙마한 친강(58) 전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국영 출판사 한직으로 발령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두 명의 전직 미국 관리를 인용해 친강이 지난 봄부터 중국 외교부 산하 출판사에서 하위 직책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소속된 곳은 베이징 시내에 있는 ‘세계지식출판사’로, 외교 및 국제 문제 관련 전문 서적을 주로 출판하고 있다. 대중에게 공개된 서점도 함께 운영한다. WP는 서점 직원들이 친강의 소속 사실을 모르고 있고, 중국 외교부 역시 친강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질문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중국 외교부 제공

친강은 중국의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했던 인물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 덕에 56세였던 2022년 말 외교부장에 전격 발탁됐고, 지난해 3월 국무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공식 석상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중국 정부는 어떤 설명도 없이 친강의 외교부장직과 국무위원직을 지난해 7월, 10월에 차례로 박탈했다. 결국 친강은 단 207일 재임해 1950년대 이후 중국의 최단명 외교부장으로 기록됐다.

올해 2월에도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대표 자격을 상실했고, 지난 7월에는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면직됐다. 다만 공산당은 친강을 ‘동지’라고 언급하며 마지막 보호막 격인 공산당적은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닐 토마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중국 정치 전문가는 “정치국이 친강에게 ‘동지’라는 칭호를 부여한 것은 그가 당에서 제명된 것이 아니라, 더 낮은 직위로 강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친강의 갑작스러운 낙마에 대해 불륜설, 혼외자 해외 출산설, 기밀 유출설 등이 다양하게 나왔지만,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게다가 모습을 아예 감추면서 투옥설, 자살설까지 돌았다. 하지만 WP는 이번 행적 확인으로 인해 친강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했다. 다만 실제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빅터 가오 중국 및 세계화센터 부소장은 “그는 중국 어딘가에 있지만, 결코 그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강과 같은 고위급 인물이 국영 출판사 한직으로 좌천된 것은 전례가 있다. 2005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을 지냈던 선궈팡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불륜으로 인해 처벌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결국 세계지식출판사로 배치됐다. 단 선궈팡은 총편집(장관급·사장격)으로 임명됐고, 출판사에서도 주기적으로 연설과 인터뷰에 나서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선궈팡이 이동할 당시 외교부 대변인은 공교롭게도 친강이었다. 친강은 선궈팡의 이동에 대해 “일상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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