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전` 주도권 경쟁… 韓 `선도` vs 獨 `변신` vs 中 `추격`
일상에 스마트싱스·빅스비 녹여
창홍·보쉬·밀레 등 기술력 뽐내
업계, 에너지 고효율 제품 선호
IFA 2024
이달 6~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는 '인공지능(AI) 가전'의 정립을 알리는 행사였다. 한국의 삼성·LG전자는 'AI홈' 솔루션을 제시하며 미래 가전 시장의 주도권을 자신했고, 전통의 독일 업체들도 AI 기술을 도입하며 변신을 꾀했다. 다수 중국 업체들은 AI 기술을 대거 접목시키며 국내 기업들을 바싹 뒤쫓아온 모습을 보였다.
◇삼성·LG, 연결 강조한 'AI홈' 솔루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기간 연결을 강조한 'AI홈' 솔루션을 시나리오로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통해 멀리 사는 부모님도 마치 옆에서 모시듯 AI가전이 역할을 했고, 비스포크 제품의 빅스비 기능 업그레이드로 일상처럼 대화할 수 있는 점을 사례를 들어 소개했다.
LG전자의 경우 최신 생성형AI인 GPT4-옴니가 탑재된 AI홈 허브 '씽큐 온'을 선보이고, 은퇴 후 시니어, 여가생활, 자녀·펫 케어 등의 솔루션을 시나리오별로 선보였다. LG전자는 씽큐 온의 강점으로 맥락 이해, 기존 가전제품도 AI화, 네델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 인수에 따른 무한확장성을 꼽았다.
양사는 유럽 시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격히 오른 데 대응하기 위한 고효율 제품도 선보였다. 이는 양사뿐 아니라 이번 전시 제품의 전반적인 흐름이었다.
강대종 LG전자 H&A인공지능가전PMO(실장)는 7일(현지시간) 'AI홈 가전 전시동향' 브리핑에서 "유럽은 전쟁 이후 전기 요금이 4배, 가스요금이 9배 올랐다고 한다"며 "가전제품을 적은 전력으로 운영하는 것이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까지 전개되고 있는 것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의 '볼리', LG전자의 이동형 AI홈 허브(코드명 Q9)도 이목을 끌었다. 관람객들은 물론, 개막 당일 삼성·LG전자 부스를 찾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AI 내세웠지만… 韓 닮은 中
중국업체들도 AI 기술력을 알리는 데 집중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과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이 등장했다.
우선 창홍은 'AI 라이프 홈'을 주제로 부스를 꾸리면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윈판'(Yunfan)이 적용된 AI TV를 공개했다. 하이얼은 가전기기를 원격제어하고 연결할 수 있는 AI 기술 기반의 앱인 H온(on)을 선보였고, 하이센스는 반려로봇 할리(Harley)로 삼성 볼리 LG Q9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할리의 첫 인상은 Q9를 떠오르게 했는데, Q9은 올해 초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먼저 선보인 바 있다. 할리에는 GPT4가 탑재됐다.
하이센스는 또 '커넥트 라이프'를 제시하며 냉장고가 재료에 대한 레시피를 설정하면, 이 레시피가 자동으로 오븐으로 연결되고 이에 맞춰 조리되는 시연을 가졌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인덕션의 레시피 솔루션과 유사하다. TCL의 세탁기는 디스플레이 위치나 다이얼이 위치가 LG전자 제품과 비슷했다.
◇'튼튼한 가전' 獨, 생성형AI로 혁신
밀레, 보쉬 등 전통의 독일 브랜드들도 AI 기술 접목에 나섰다. 밀레는 오븐에 AI 기능을 활용한 '스마트 푸드 ID', 세계 최초로 리브(rib)가 없는 드럼 세탁기 등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향은 LG전자 H&A CX 상무는 "밀레는 세탁기에 리브가 톡 튀어나와있던 리브가 없앴다. 저희로서는 놀라웠다"며 "리브는 세탁물과 세탁세제가 잘 섞이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옷감을 손상시킬 수 있다. 밀레는 AI로 자동 투입함을 제어할 수 있게 해 리브가 없는 세탁기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OS 기반 가전, 생성형 AI 적용 확대 등도 이번 IFA의 트렌드 중 하나였다. 이향은 상무는 "인터렉션은 모든 AI에 보이스 명령이 보편화돼 있다. 지멘스도 알렉사와 연동했고, 밀레도 자연스럽운 목소리로 가전제품을 제어하도록 했다"며 "보이스 인터렉션(상호작용)이 주는 가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강대종 실장은 "많이 고민하는 게 보이스 UX(사용자경험)다. AI스피커가 많이 나왔지만 처음만큼 안쓰는 이유는 기계적이고 답답하기 때문"이라며 "조금 더 고객이 친근하게 다가가는 어법을 보완해 나가고 감정을 실어낼 수 있도록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를린(독일)=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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