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올인한 아이폰16, 기능도 서비스 지역도 '미완'…성공할까

김종훈 기자 2024. 9. 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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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인텔리전스, EU 반독점규제 DMA 저촉 우려로 올해 유럽 출시 안 해
아이폰 최대 시장 중국에선 아직도 AI 서비스 파트너 못 찾아
시장은 AI 스마트폰 필요 공감 형성 안돼…그럼에도 '매출 상승' 점치는 이유는
팀 쿡 애플 CEO가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애플의 AI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애플 신제품 발표회를 앞두고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6보다 애플의 새 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가 더 큰 관심을 모은다. 아직 미완성인 서비스 수준과 유렵연합(EU)의 반독점 규제, AI 스마트폰이 필요한지 공감하지 못하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성공시킬 수 있겠느냐는 우려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9일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최신 기종 아이폰16과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극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16은 칩, 반도체 성능 개선을 제외하면 하드웨어상 전작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애플이 아이폰16보다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 홍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플이 기존 AI 비서 시리(Siri)에 오픈AI의 챗GPT를 결합한 서비스다. 애플은 구글의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MS) 빙(Bing)처럼 AI를 자체 개발하는 대신 시리에 챗GPT를 심기로 했다. 지난 6월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애플 인텔리전스는 글 요약, 이미지 생성과 검색 결과 추천 등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이폰16에 소프트뱅크 소유 반도체기업 ARM의 V9 아키텍처를 적용한 A18 칩이 탑재된다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주머니 크기 기기에서 AI 기능을 실행하려면 칩 기술 발전이 필수"라며 칩 성능 개선도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플이 이 서비스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IT전문매체 엔가젯에 따르면 애플 인텔리전스는 오는 10월 예정된 아이폰운영체제(iOS) 업데이트부터 이용 가능하며, 일부 기능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포브스와 WSJ는 첫 업데이트에서 글 요약, AI 기반 사진 편집, 통화 내용 받아쓰기 등 기능만 공개될 것으로 보이며, 서비스 언어는 영어로 국한될 것이라고 했다.

서비스 지역도 제한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6월 EU 내 사용자들에게 올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공지와 함께 애플은 "DMA가 요구하는 상호운용성에 맞추려다 사용자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상호운용성이란 모든 스마트폰에서 문자·음성메시지, 전화, 이미지·비디오 공유 등 핵심 기능은 똑같이 동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에 이용되는 사용자 개인정보를 기기 자체 또는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처리함으로써 철저히 보호하겠다는 입장. 이런 개인정보보호 방침을 유지하면서 DMA를 준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서비스도 어렵다. 애플은 챗GPT 사용이 금지된 중국에서 AI 서비스를 함께할 파트너사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AI 스마트폰 갤럭시S24에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의 인공지능 '어니'를 탑재해 서비스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이반 램 수석 애널리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아이폰은 화웨이와 다른 중국 브랜드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을 계속 침식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능이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을 얼만큼 끌어들일 수 있느냐도 미지수다. 지난 7월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인도·중국·멕시코에서 설문에 응답한 4952명 중 AI 스마트폰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7%에 불과했다. 캐널리스는 응답자 3분의 2가 '거의 관심 없음' 또는 '어느 정도 관심 있음'을 선택했다면서 AI가 스마트폰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관심이 없거나 회의적인 분위기가 짙다고 설명했다.

WSJ는 최신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AI 스마트폰에 대한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이폰 판매는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분석업체 팩트셋은 2025년도 회계연도 아이폰 매출이 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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