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노스페이스 로켓 생산 현장 가보니…“페어링 분리 실험 성공, 내년 3월 발사”
내년에 총 7회 소형 발사체 쏠 계획
주식시장은 냉담…“내년 본격 상업화”
9일 국내 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의 충북 청주 조립동에 들어서자 원뿔을 닮은 커다란 기둥이 눈에 들어왔다. 높이 2.6m, 지름 1.4m짜리 이 검은색 기둥은 덩치 큰 물탱크를 연상케 했다. 기둥은 어른 가슴 높이만 한 단상에서 뾰족한 방향을 하늘로 향한 채 서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미동 없이 서 있던 기둥이 갑자기 ‘쾅’ 소리를 내면서 세로로 갈라지듯 분리됐다. 두 조각으로 나뉜 기둥은 조립동 바닥에 깔린 그물 위로 풀썩 떨어졌다. 이 기둥의 정체는 ‘페어링’이라는 발사체 부품이었다.
페어링은 발사체 최상단의 가장 꼭대기에 장착한다. 페어링 내부에는 발사체가 우주로 운송하는 화물, 즉 인공위성이 실린다. 발사체가 지상에서 이륙한 뒤 음속을 넘어 초고속으로 상승할 때 대기와의 마찰로 생기는 고온에서 인공위성을 방패처럼 보호하는 것이 페어링의 핵심 기능이다.
페어링은 정해진 시점에 예정대로 오차 없이 쪼개지는 것이 중요하다. 페어링이 둘 중 하나만 떨어지면 위성을 장착한 최상단 발사체의 무게중심이 흐트러지면서 위성을 제 궤도에 투입할 수 없다. 페어링 둘 중 하나가 동체와 가까이 떨어져도 문제다. 비행 중인 발사체 동체에 충돌해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 페어링과 동일한 모델은 내년 3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이노스페이스의 발사체 ‘한빛-나노’에 장착된다. 한빛-나노 총 길이는 아파트 7층에 해당하는 21.8m다. 지름은 1.4m다. 2단 발사체이며, 고도 500㎞까지 솟구칠 수 있다. 최대 90㎏짜리 초소형 인공위성을 싣는다. 브라질 마라냥 연방대 등이 만든 위성이 탑재될 예정이다.
페어링 분리 실험은 지난 7월26일 최초로 성공했으며, 이노스페이스는 해당 사실을 이날 시연과 함께 처음 공개했다. 이노스페이스는 “페어링 분리 실험은 위성을 안전하게 궤도에 올리는 최종 관문”이라며 “중요한 기술적인 단계를 넘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이노스페이스처럼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는 기업은 흔치 않다. 한국 발사체 기술은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기관이 주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노스페이스는 최근 정부의 연구·개발(R&D)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이노스페이스가 아직 상업 발사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자동차 기업인데 아직 자동차를 돈 받고 팔아본 경험이 없는 것과 비슷하다. 지난해 3월 시험 발사에 한 번 성공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의 시선은 차갑다.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한 이노스페이스의 지난 6일 종가(1만6610원)는 공모가(4만33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날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이전에 없던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보니 불확실성이나 의구심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부터 상업 발사가 시작되면 본격적인 매출과 수익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올해도 다른 사업부문을 통한 매출 계획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노스페이스의 역량에 대한 시장 평가는 내년 3월 한빛-나노의 첫 상업 발사 성공 여부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노스페이스는 내년에 한빛-나노를 총 4회 발사하고, 한빛-나노보다 탑재 중량(170㎏)을 늘린 ’한빛-마이크로’를 3회 추가로 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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