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정리 한다더니…꼼수 매각해 연체율 내린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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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저축은행이 부실 피에프(PF) 대출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장부가보다 비싸게 팔아 매각이익을 과도하게 인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ㄱ저축은행과 오하자산운용을 대상으로 한 수시검사 결과, ㄱ저축은행이 피에프 정상화 펀드에 집어넣은 투자금액에 비례해 장부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대출채권을 매각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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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익 올리고 연체율 떨어뜨려
한 저축은행이 부실 피에프(PF) 대출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장부가보다 비싸게 팔아 매각이익을 과도하게 인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ㄱ저축은행과 오하자산운용을 대상으로 한 수시검사 결과, ㄱ저축은행이 피에프 정상화 펀드에 집어넣은 투자금액에 비례해 장부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대출채권을 매각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저축은행은 이 방식으로 충당금(129억원)을 과다하게 환입해 당기순이익을 늘리고 연체율도 실제보다 2.6%포인트 떨어뜨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ㄱ저축은행은 올해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조성된 오하자산운용의 펀드에 각각 908억원, 585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부실 피에프 대출채권을 장부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펀드에 넘겨 총 129억원의 매각 이익을 본 것으로 인식했다. ㄱ저축은행이 공시한 2분기 말 연체율은 13.6%지만, 이러한 편법 매각의 착시 효과를 제외하면 실제 연체율은 16.2%에 달했다. 금감원은 ㄱ저축은행이 자산건전성 지표를 실제보다 좋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이러한 꼼수를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의 부실자산을 빠르게 정리하자는 취지의 정상화 펀드가 악용된 셈이다.
오하자산운용은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이 금지하고 있는 주문자위탁생산 펀드를 운용했다. 자산운용사는 펀드를 조성하고 굴리는 과정에서 투자자의 명령이나 지시, 요청을 받아선 안 되지만, 오하자산운용은 ㄱ저축은행의 개별 확인을 받아 펀드가 투자할 피에프 대출채권을 최종 확정했다. 펀드에 집어넣을 자산을 자산운용사가 별도로 실사하는 대신에, 길게는 4년 전의 감정평가 금액을 그대로 적용해 실제보다 비싸게 자산을 매입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ㄱ저축은행이 꼼수 매각으로 인식한 매각이익에 대해서는 자산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 착시효과도 제거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오하자산운용의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도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조치하기로 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부실 피에프 자산을 정리하기 위해 공동으로 정상화 펀드를 조성해 왔다. 금감원은 이번에 문제가 된 펀드 외에도 이러한 ‘꼼수 매각’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ㄱ저축은행만큼은 아니지만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만든 다른 펀드도 진정한 상·매각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다른 펀드는 이익을 실현하지 않았거나 했어도 아주 작은 규모다. 펀드투자 비중과 매각 대출채권 비중도 ㄱ저축은행만큼 일대일로 매치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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