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리키 료 9단, 일본 기사 최초로 '바둑 올림픽' 응씨배 우승

일본, 2005년 이후 19년 5개월 만에 메이저 정상

일본 바둑 최초로 응씨배 우승을 차지한 이치리키 료 9단. (한국기원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일본 바둑의 간판 이치리키 료 9단이 '바둑 올림픽' 응씨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일본 기사가 응씨배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치리키 료 개인적으로도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이다.

이치리키 료 9단은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3국에서 셰커 9단(중국)에게 23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치리키 료 9단은 결승 종합전적 3-0으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8월 12일 중국 충칭시 장베이구에서 열린 1국에서 341수 만에 흑 반집 승하며 선취점을 얻은 이치리키 료 9단은 지난 14일 2국에서 259수 만에 백 8집 반승, 우승에 청신호를 밝혔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3국에 나선 이치리키 료 9단은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지만 결국 역전에 성공, 우승을 차지했다.

이치리키 료 9단은 응씨배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88년 창설된 응씨배는 4년마다 펼쳐지며 우승 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 달러(한화 약 5억5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다.

일본 바둑에도 의미가 크다. 일본의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은 2005년 제9회 LG배(장쉬 9단) 이후 19년 5개월 만이다.

그동안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했던 일본 바둑이기에 이치리키 료 9단이 응씨배 결승에 진출하자 크게 주목을 받았다. 공개 해설장에는 100명이 넘는 바둑 팬들이 찾았고, 대국이 이뤄진 상하이 현지에는 일본 주요 매체 기자들이 취재를 나섰는데 결국 정상에 올라 환호성을 질렀다.

응씨배 결승 3국 공개 해설자에 모인 일본 바둑팬들.(한국기원 제공)

이치리키 료 9단은 "세계 대회에서 일본 선수들의 어려움이 계속됐는데 그 상황을 타파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면서 "우승하게 돼 안심된다. 앞으로 다른 세계대회에서도 더 열심히 하겠다"며 기뻐했다.

한편 이치리키 료 9단은 한국의 홍맑은샘 4단(일본기원 소속)의 제자로 한국식 교육을 받은 걸로도 유명하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