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김정은에게 9·9절 축전 보내…북, 푸틴 축전 먼저 보도

정희완 기자 2024. 9. 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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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북한 9·9절 76주년 맞아 축전 발송
시진핑 “전략적 소통 심화…관계 발전”
푸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북한 정권수립일(9·9절) 76주년 경축집회 및 야회가 지난 8일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정권수립일(9·9절) 76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양측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고 밝혔지만 지난해 축전 내용보다 표현의 수위가 낮아졌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지난 6월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거론하며 북·러 밀착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시 주석이 북한 9·9절 76주년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왔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조(중·북)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으며 전통적인 친선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굳건해 지고 있다”라며 올해가 수교 75주년이자 ‘중·조 친선의 해’라는 점을 언급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새 시기, 새로운 정세 속에서 중국 측은 계속 전략적 높이와 장기적 각도에서 중·조관계를 보고 대할 것”이라며 “조선(북한) 측과 함께 전략적 소통을 심화시키고 조율과 협조를 강화해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공동으로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훌륭히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또 “사회주의 위업을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두 나라 인민에게 더 많은 복리를 마련해주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발전번영에 보다 큰 기여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 주석의 이번 축전은 지난해와 비교해 협력 강화를 나타내는 표현 수위가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담겼던 “나는 최근 (김정은) 총비서 동지와 5차례 상봉을 진행하고 여러 가지 형식으로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했다”, “국제·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중·조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의 수호·공고화·발전은 중국 당정의 흔들림 없는 입장” 등의 내용은 올해는 빠졌다.

이는 최근 불편해진 북·중관계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북·러 밀착 강화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북·중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북·러 군사협력 강화가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이로 인해 대중국 압박 성격을 띤 한·미·일 안보협력이 한층 더 강화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북·중·러’ 연대 구축에 거리를 두면서 3각 밀착으로 비치는 것조차 경계하는 모습이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낸 건 새해 첫날인 지난 1월1일 이후 8개월 만이다. 북·러 정상이 1년 사이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축하·위로 서한을 여러 차례 주고받은 것과는 대비된다. 중국은 다만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 및 러시아와 각각 양자 협력에는 나서고 있다. 시 주석의 이번 축전도 이런 차원에서 북한을 관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 7일 9·9절 축전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지난 6월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거론하며 “(이 관계를) 계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데 확신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 두 나라 인민들의 근본 이익에 부합되며,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 전반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 북·러는 조약 체결 이후 군사 등 각종 교류를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축전 내용은 이날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도 보도했다. 통신과 노동신문 모두 푸틴 대통령의 축전을 시 주석의 축전 소식보다 앞서 실었다.


☞ 김정은, 북한 9·9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수해 복구 때문?
     https://www.khan.co.kr/politics/defense-diplomacy/article/202409091220001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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