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로 쑥대밭, 그래도 한국 탈원전 단체 안반겼다…6년 전 후쿠시마에서 본 것 [매경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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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고 7년이 지난 2018년 3월 사고 현장에 6km가량 떨어진 나미에 마을을 찾았다.
사고 이후 모든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났다가 오염 제거와 복구 작업을 거쳐 두달 전부터 일부 주민들이 복귀를 시작한 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다.
원전 사고가 인류 최악의 재앙인 것은 맞지만 과학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온 탈원전 단체의 얘기에 100% 동의하진 않는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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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과학과 기술로 반전
체코는 K원전 부활 기회
야권은 폄훼 말고 협력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고 7년이 지난 2018년 3월 사고 현장에 6km가량 떨어진 나미에 마을을 찾았다. 사고 이후 모든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났다가 오염 제거와 복구 작업을 거쳐 두달 전부터 일부 주민들이 복귀를 시작한 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비판 기사를 쓰던 기자로서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에 휴가를 내고 홀로 비행기로 올랐다. 안전을 걱정할까봐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믿는 건 20만원 주고 산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와 건강한 몸뚱아리뿐이었다.
원전 주변을 남북으로 통과하는 6번 국도의 13km 구간은 차량 운행은 가능했지만 ‘창문을 내리지 말고 정차 없이 바로 통과하라’는 표지판을 보니 여기가 방사능 오염 지역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런 데로 휴가를 온 정신 나간 사람은 기자뿐이었겠지만, 앞서 한국의 탈원전 단체들이 수 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영화 ‘판도라’의 현실판이 벌어진 마을에서 원전의 위험성을 직접 겪은 주민들의 환대를 기대했겠지만 현지 얘기를 들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모양이다.
휴가 마지막 날은 마을 대표 축제인 ‘벚꽃 축제’가 7년 만에 재개돼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타지에서 온 관광객과 취재진을 맞느라 주민들이 분주했다. 축제에서 만난 한 주민은 “개인적으로 이번 사고는 인간 예측치를 벗어난 자연재해 때문이지 원전 탓만은 아니라고 본다”며 “실제 원전이 없는 지역에서 피해가 더 크지 않았냐”고 했다. 원전 사고가 인류 최악의 재앙인 것은 맞지만 과학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온 탈원전 단체의 얘기에 100% 동의하진 않는다는 취지였다.
윤석열 정부 들어 ‘탈(脫)탈원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방향은 한국만이 아니다. 세계 최초로 탈원전을 했던 이탈리아가 원전 재가동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원자력청을 신설했다. 탈원전 국가였던 스웨덴은 신규 원전 건설을, 스위스는 기존 원전 수명 연장을 각각 발표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인공지능(AI)과 전기차 같은 미래 산업으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이다. 수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반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30조원 규모 체코 원전 4기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근거 없는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를 제기하고 이번 수주도 덤핑이라고 폄훼하고 있지만, K원전 생태계 부활의 신호탄임에 분명하다. 특히 ‘온 타임 위드인 버짓’(On Time Within Budget, 예산 내 적기 건설)이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잡은 건 K원전의 미래를 밝게 한다.
불현듯 탈원전 시절 국가 에너지 장기 계획을 짜면서 정권 입맛에 맞춰 ‘앞으로 전력 수요가 감소할 것이니 원전을 줄여도 된다’는 논리를 제공했던 이들과 ‘태양광·풍력만으로도 기저 발전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이들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지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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