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전문의 10명 중 9명 "추석 위기"…근무 강도 악화 호소

"추석 1만명 진료 못받을 위기" 지적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응급의학과 전문의 10명 중 9명은 추석 연휴 기간 심각한 응급실 위기 상황이 닥칠 것으로 내다봤다. 공보의·군의관 응급실 파견 등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도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봤다.

9일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응급의학과 전문의 5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92%가 현재 응급실 상황을 '위기' 또는 '심각한 위기'라고 답했다.

응답자 93%는 전공의들이 지난 2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이후 3월부터 근무 강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전공의가 원래 없었던 비교육수련 병원 전문의의 경우 근무 강도가 늘었다는 응답이 99%에 달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전공의가 없던 병원들은 이미 한계까지 업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생각된다"며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근무시간이 늘어나고 업무부담의 증가가 더욱 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다가오는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수도권 응급실 전문의 97%는 추석을 '위기' 또는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었다. 비수도권 응급실 전문의 94%도 추석을 '위기'로 예측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평소 2만명 근처인 응급실 일일 내원환자 수가 연휴에는 작년 기준 3만명까지 증가했으며 추석에는 하루 평균 1만명의 환자들이 응급진료를 받지 못하게 될 상황이다.

이들은 "전공의 복귀라는 헛된 희망을 버리고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 전공의 복귀를 분리해 접근하지 않는다면 해결의 실마리는 절대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여·야·의·정 협의체가 구성된다면 의료개혁을 얘기할 순 있겠지만 전공의 복귀를 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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