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도입땐 에이즈…" 인권위원장, 취임식날 '피진정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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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이 자신의 취임식 날 인권위 피진정인이 됐다.
시민단체들이 안 위원장이 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가 확산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아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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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청문회서 혐오표현 쏟아져" 진정서…사퇴 요구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안창호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이 자신의 취임식 날 인권위 피진정인이 됐다.
시민단체들이 안 위원장이 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가 확산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아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안 위원장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다른 의견들을 경청하고 숙고한 후 민주적 절차에 따라 토론할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여야 국회의원들의 지적과 질책, 언론의 우려와 걱정을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최근 우리 위원회를 염려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내부 구성원 간 견해 차이로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인권을 추구하는 합리적 집단지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존중하고 다른 의견에 귀를 열어야 하고 이성적으로 숙고해야 한다"며 "특정 이념이나 편향된 시각이 아니라 구체적인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논의해야 한다. 합리적인 결론, 우리 사회에 가장 적확한 결론을 도출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위원장은 지난 3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올해 6월 출간한 책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성소수자나 여성에 대한 인권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진화론에 과학적 증명이 없다"며 종교적 신념을 여러 차례 강하게 드러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안 위원장 취임식에 앞서 3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기자 회견을 열고 안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또 안 위원장의 발언이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안 위원장이 청문회에서 한 발언들이 "성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취지가 담겼다. 또 안 위원장의 특별인권교육 수강, 인권위의 혐오 표현에 대한 입장 표명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을 권고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여성,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 정책이나 인권위 진정이 얼마나 제대로 다뤄지겠나"라며 "혐오와 차별이 마치 인권의 말이나 표현의 자유인 양 호도돼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희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는 "인사청문회에선 형식적으로라도 인권에 대해 존중하는 발언을 할 줄 알았지만 실시간으로 계속 혐오 표현이 쏟아졌다"며 "인권위가 차별 발언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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