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참가 해야죠" 반전의 그랑프리 우승 장미송이, 디랙스가 슬럼프 탈출 지렛대였다

이성필 기자 2024. 9. 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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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랙스 챔피언십 비키니 피트니스 그랑프리 1위를 차지한 장미송이.
▲ 비키니 피트니스 163cm 미만 부문에서 장미송이(오른쪽)는 한문희(가운데)-조아라(왼쪽)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스포티비뉴스=광명, 이성필 기자] 국내 최고의 대회는 선수들에게 반드시 나와서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

지난 8일 경기도 광명의 IVEX 하이퍼홀에서는 2021년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피트니스 브랜드 디랙스(DRAX) 주최-주관의 '디랙스 챔피언십(DRAX CHAMPIONSHIP)'이 열렸다.

남자부가 보디빌딩이 핵심이라면 여자부는 비키니 피트니스가 꽃이다. 모두가 정상 정복에 탐을 낼 수밖에 없다. 대회에서 만난 선수들 상당수는 "우승하면 이름을 확실하게 알리고 국내 최고 선수가 된다고 각인된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 마음을 먹지 않았다가 우승하며 동기부여를 제대로 마음에 심은 인물이 있다. 비키니 피트니스 그랑프리 1위를 차지하며 상금 1,200만 원을 품은 장미송이다.

163cm 미만 체급에서 장미송이는 한문희, 조아라를 각각 2, 3위로 두고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했다. 관중석에서 관전하던 팬들이 놀랄 정도로 장미송이라는 이름은 독특해 주목을 받더라도 1위는 예상 밖이었다.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던 장미송이는 무대에서 눈물을 쏟다가 "정말 쟁쟁한 분이 많은데 저를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많이 부족하고 아직 성장할 것이 많다. 더 열심히 하고 성장하라고 하는 것 같아서 노력하겠다"라며 반등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더 놀란 것은 그랑프리였다. 168cm 미만 1위 서수민은 지난해에도 그랑프리 2위였다. 168cm 이상 1위 오지오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체격이 크다 보니 심판진의 눈에 더 각인되기에 충분했다.

장미송이는 최대한 동작을 크게 했고 발걸음도 과감하게 하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표현했다. 그 결과 장미송이가 그랑프리 1위, 서수민 2위, 오지오 3위로 결정됐다.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했는지 체급 1위에서 보였던 눈물이 아닌 미소가 올라왔다.

'그랑프리 1위' 소감에서 더 진한 속마음이 나왔다. 그는 "지난해 디랙스 챔피언십에 나오고 싶었지만,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나오지 못했다. 상금이 걸려 있고 시설이나 무대가 좋다고 그래 (참가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참가를 생각했다"라며 마음을 먹고 나섰음을 전했다.

▲ 비키니 피트니스 163cm 미만에서 1위로 그랑프리까지 올라 1위에 성공한 장미송이.

시상식이 끝난 뒤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장미송이는 지인들로부터 쏟아지는 축하에 연신 웃었다. 장미송이는 "저도 (1위를) 예상 못 했다. 쟁쟁한 분이 많았고 비교 심사를 정말 오래 해서 그렇다"라며 반전의 우승이 맞음을 인정했다.

과정이 정말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공정을 앞세우니 10명의 심판진이 비교 심사를 정말 많이 했다. 체급 비교 심사에서는 네 번이나 확인에 또 확인을 거쳤다. 근육에 힘을 쓰다가 경련이 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심판진이) 깐깐하게 보는 것 맞다. 제 입이 마른 것 보셨나. 너무 힘들었지만, 공정한 심사에 정말 감사하다"라며 대회 주최 측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힘든 과정과 보람 있는 결과는 장미송이에게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일단 저를 알리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 장미송이라는 이름을 일단 알려서 진짜 감사하다. 상금(1,200만 원)을 타서 정말 좋고 추석에 본가에 자랑스럽게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딸이 대단한 일을 하고 있지만, 부모님은 관심이 없단다. 직업적으로 살을 뺀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어 그렇다. 장미송이는 "(제 일에) 관심이 없으시다. 다이어트를 싫어하신다. 너무 힘들어하니 그렇다. (이 일을 위해) 제가 돈을 많이 쓴다. 그래도 (상금을 통해) 쓴 것을 조금 채울 수 있어서 좋다. 우승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봐주실 것이니 정말 감사하다"라며 당당한 발걸음으로 본가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승의 배경에는 편안함도 한몫했다. 실제 취재진은 대회장 건너 대기실의 운동 기구 설치나 음료, 간식 등을 배치한 것까지는 봤지만, 더 몰랐던 부분도 있었다. 장미송이가 이를 알려줬다. 그는 "대회를 많이 나가봤다. 깜짝 놀란 것이 탈의실이 따로 있더라. 너무 깔끔하더라. 커피도 주시고 너무 좋다"라며 주최 측에 대만족을 표현했다.

다음 대회는 내년 가을께 열릴 예정이다. 당연히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서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그는 "(참가를) 해야 한다. 열심히 하겠다. 사실 약간 슬럼프가 왔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몸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아 그렇다. 그래도 여기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더 겸손하게 받아들이면서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라며 디랙스 챔피언십이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음을 알리고 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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