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의 기다림과 투자, ‘창단 첫 LCK 우승’으로 결실
락스 타이거즈 인수후 8년만에 우승···‘젠지-T1’ 양강 허물어
결승시리즈 열린 ‘경주 팬 페스타’에 국내외 팬 2만여명 찾아
한화생명 e스포츠가 2018년 인수 창단후 첫 우승의 결실을 수확했다.
7~8일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결승시리즈에서 한화생명은 T1과 젠지를 연파하고 8년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틀 연속 팬들의 환호를 부른 극적인 승부였다.
특히 8일 젠지와의 결승전 1세트 초반만 해도 한화생명은 긴장한 듯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대역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한화생명은 2018년 서머 스플릿이 막을 올리기 직전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하면서 LCK에 뛰어 들었다.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을 모두 받아들여 첫 스플릿을 보낸 한화생명은 투자와 육성을 번갈아 시도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2021년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하며 첫 성과를 냈다.
2022년 육성을 택했던 한화생명은 2023년부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21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인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과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인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를 영입한 한화생명은 2024년을 앞두고 젠지에서 수차례 우승을 경험한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 정글러 ‘피넛’ 한왕호, 서포터 ‘딜라이트’ 유환중을 영입하면서 ‘대권’에 도전했다.
스프링에서 정규 리그를 15승3패, 3위로 마친 한화생명은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T1을 물리치면서 결승 직행전에 올라갔지만 젠지에게 패했고 결승 진출전에서 T1에게 덜미를 잡히며 결승에 가지 못했다.
이에 서머를 앞두고 전열을 정비한 한화생명은 정규 리그에서 젠지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직행했다.
서머 플레이오프는 스프링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첫 상대인 T1을 3대0으로 완파한 한화생명은 결승 직행전에서 젠지에게 1대3으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전으로 내려왔다. 여기까지는 스프링과 같았지만, 경주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7일 T1을 3대1로 잡아낸 한화생명은 여세를 몰아 8일 5연속 우승을 노리던 젠지를 상대로 풀 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다.
무엇보다 본인들에게 LCK 상대 전적 19연패를 안긴 ‘디펜딩 챔피언’ 젠지를 가장 높은 곳에서 극적으로 제압하면서 첫 우승의 감격을 배가시켰다.
인수 창단 첫 우승을 달성한 한화생명에는 상금 2억원이 주어지고 골든듀가 특별히 제작한 챔피언 링이 제공된다. 챔피언 링에는 측면에 팀 로고가 배치되며 반지 안쪽에는 결승전 대진과 스코어, 선수의 소환사 이름이 새겨진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는 파이널 MVP로 선정됐다.
한편, 결승 시리즈에 맞춰 사흘동안 열린 팬 페스타에는 국내외에서 2만명의 팬이 현장을 찾아 성황을 이뤘다.
6일 오전 10시에 막을 올린 팬 페스타는 오후 2시 ‘걸 밴드; QWER 축하무대를 통해 시선을 모았고 TFT 인플루언서 매치와 국가 보훈부 제복 근무자 칼바람 대회 등을 무대에서 진행하며 현장을 찾은 팬들과 호응했다. 저녁 시간대에는 경주시가 자랑하는 고취대 공연과 인플루언서들이 참가하는 파이널 예상 등 사전 토크쇼로 분위기를 달궜다. 경기가 열린 7일과 8일 팬 페스타 현장은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이 한 곳에 모여 응원할 수 있는 뷰잉 파티 장소로 활용되며 인기를 끌었다.
LCK를 후원하는 기업들도 팬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를 마련해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메인 후원사인 우리은행은 ’천년 고도‘ 경주의 궤를 이어가는 콘셉트의 부스를 차리면서 발걸음을 멈춰 세웠고 카스, JW중외제약, 레드불, 골든듀, 로지텍도 후원사의 특성을 살린 부스와 이벤트를 펼쳤다.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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