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핫라인'도 '사과 원문'도 공유하지 않는 방심위

경찰 등 국내 다른 기관들 텔레그램과 소통 어려움 겪고 있지만… 방심위 "텔레그램과 사전 협의 먼저"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합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텔레그램과 마련한 소통 창구를 국내 다른 기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의 딥페이크 확산과 관련해 방심위에 사과했다는 텔레그램 측의 이메일 원문도 공개 불가 방침이다. 비공개 정보가 포함돼 있고 우선은 방심위에만 공개한 것이라 텔레그램 측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3일 방심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텔레그램 측이 딥페이크 성착취물 등 불법 콘텐츠의 삭제 여부를 방심위가 확인할 수 있는 전용 이메일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방심위 관계자는 지난 3일 통화에서 “아시아권 담당 인사에게 공식적으로 이메일이 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딥페이크 확산 사태 이후 텔레그램 측에 위원장 명의로 협조 서한을 보낸 것에 대한 응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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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회 현안질의에서 경찰이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한국여성인권진흥원) 등 다른 기관의 협조 요청 및 삭제 요구에 대해선 텔레그램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방심위는 텔레그램과 구축한 소통 창구를 다른 기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내용 안에 개인정보와 이메일 주소 등 비공개 정보들이 담겨 있다. 텔레그램 측이 방심위로 보낸 건데 이것을 다른 기관에 제공해도 되는지는 텔레그램과 상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창구가 마련된 것인데 섣불리 (공개)했다가 요청이 쏟아지면 공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협력을 공고히 한 다음에 확대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현안질의'에서도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과 디성센터, 방심위 모두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응하는데 (텔레그렘) 이메일을 공유해 함께 대응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이동수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국장은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이 좀 있다”며 “저희 쪽으로 연락 온 텔레그램 측하고도 신뢰 관계를 쌓기 위해 처음으로 소통이 된 거라 그쪽과 회의를 하면서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심위는 최근의 딥페이크 사태와 관련해 텔레그램 측이 사과했다는 이메일 원문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방심위가 보도자료에서 텔레그램이 방심위에 사과했다며 신뢰관계 구축을 희망했다고 밝히자 관련해 미디어오늘이 이메일 원문을 확인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방심위 측은 5일 “텔레그램 관계자 개인정보와 양측간 전용 이메일 계정 등 '비공개대상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텔레그램 측과 공개 여부에 대한 사전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공개 불가라고 밝혔다. 비공개 사안만 가리고 공개할 수 있지 않냐는 질의엔 “검토하겠다”고 답했고 9일 공개 여부를 재차 묻자 “아직 검토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