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지배적 노조 자동 가입 ‘유니언 숍’ 조항, 소수 노조 차별·부당노동행위 아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입사하면 지배적 노동조합(노조)에 자동 가입하도록 한 이른바 ‘유니온 숍(Union Shop)’ 체결이 소수 노조에 대한 차별이자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최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산하 한국공공사회산업노동조합 한국철도공사노동조합본부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7년 2월 설립된 조합원 수 약 2300명의 노조인 원고는 2022년 12월 한국철도공사가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이 가입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입사와 동시에 자동으로 해당 노조에 가입되는 ‘유니언 숍’ 조항을 포함한 건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모두 이를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며 기각하자 2023년 6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원고는 “유니온 숍 체결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2호 단서 조항으로 인해 지배적 노조는 갈수록 거대해지고 소수 노조는 상대적으로 조직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소수 노조의 단결권을 제약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 부당노동행위이자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의 단결권 등은 침해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이 같은 주장을 물리쳤다. 그러면서 앞서 대법원이 2019년 유니온 숍 규정에 근거해 소수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를 무조건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리는 등 복수노조 체계 하에서 소수 노조의 단결권이 보장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해당 단서 조항은 노조가 획득한 근로조건 이익에 비조합원이 무임승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조 가입률이 불과 13.1%로 높지 않다는 점에 비춰 보면 노조 조직강제의 필요성은 여전히 인정된다”며 “노조에 적극적으로 가입할 의사가 없는 근로자에게 지배적 노조에 일단 가입하도록 해 노조 조직을 확대하고, 단결력과 단체교섭력을 강화해 더 대등한 노사자치 질서를 형성하는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배적 노조에서 제명된 경우만이 아니라 탈퇴해 새로운 노조를 조직하거나 다른 노조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그 근로자에 대해 해고 등 신분상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해 근로자의 노조 선택의 자유 및 소수 노조의 단결권 제한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고 측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진 않았지만, 헌법소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법원 관계자는 “원고가 (이 조항 관련) 헌법소원도 제기해 헌법재판소에서 이와 관련한 판단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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