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에 걸린 ‘오륜’ 그대로…파리시장 3선용?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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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오륜의 운명, 정치적 싸움으로 바뀌다."
지난 6일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2028년까지 에펠탑에는 오륜 상징물을, 샹젤리제 거리에는 패럴림픽 상징물을 그대로 두자"고 제안한 뒤 정치적 논쟁으로 불붙은 현지 분위기를 설명한 것이다.
앞서 이달고 시장은 현지 언론에 에펠탑 1층과 2층 사이 70m 높이에 달린 오륜 조형물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난 뒤에도 계속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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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오륜의 운명, 정치적 싸움으로 바뀌다.”
8일(현지시각) 폴리티코 유럽판은 7월26일부터 이날까지 여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잇달아 치른 파리 랜드마크 에펠탑의 풍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지난 6일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2028년까지 에펠탑에는 오륜 상징물을, 샹젤리제 거리에는 패럴림픽 상징물을 그대로 두자”고 제안한 뒤 정치적 논쟁으로 불붙은 현지 분위기를 설명한 것이다.
앞서 이달고 시장은 현지 언론에 에펠탑 1층과 2층 사이 70m 높이에 달린 오륜 조형물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난 뒤에도 계속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에펠탑의 소유주와 운영업체 대주주는 파리시로 그런 결정을 내릴 권한이 그에게 있다.
다만, 의도에 대해 정치권에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2026년 차리 파리시장 선거에 출마해 3선 연임을 노리고 있는 그가 에펠탑에 ‘선거 포스터’를 붙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의구심이다.
라시다 다티 전 문화부 장관은 이달 초 소셜미디어 엑스(X)에 에펠탑은 “보호 기념물”로 “문화유산 규정에 따라 작업 승인과 영향 평가가 필요하다”라며 “오륜을 다는 것은 올림픽법에 따라 예외적으로 면제됐지만 일시적이었다”, “유산 보호를 목표로 하는 모든 절차와 협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다티 전 장관은 이달고 시장의 정치적 경쟁자로 꼽힌다.
다비드 알팡 파리 시의원도 이달고 시장이 올림픽의 긍정적 효과를 회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왔다”며 이번 제안 또한 “엄청난 정치적 기회주의” 행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에펠탑은 그 위에 모든 것을 걸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비정부기구인 프랑스 유산보호협회 ‘사이츠 앤 모뉴먼츠’의 쥘리앵 라카즈 회장은 “이달고 시장의 제안은 ‘기생충처럼’ 에펠탑에 달라붙어”, “그 명성을 이용해 나의 올림픽이라고 말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에펠탑을 설계한 귀스타브 에펠(1832~1923)의 후손들 또한 이런 제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귀스타브 에펠의 4대손인 올리비에 베르틀로 에펠은 폴리티코에 “오륜은 (에펠탑의) 디자인을 완전히 망가뜨렸다”며 “우리 조상의 업적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에펠 가문이 에펠탑과 관련한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에펠탑을 장식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다. 파리시는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은 지난해 2월 에펠탑을 우크라이나 국기색인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으로 꾸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시한 바 있다.
또 1920·30년대에는 프랑스 자동차 회사 시트로엥이 전구 25만개를 설치해 에펠탑에 자사 이름을 나타내는 옥외 광고를 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다만 “이는 모두 일시적이었다”고 했다.
최종 결정이 어떻게 발표되든, 현재 30t 무게인 오륜 조형물은 너무 무겁기 때문에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고 시장도 시에서 더 가벼운 새 오륜 조형물을 만들어 교체할 계획임을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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