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루키부터 초대형 이적생, 첫선 보인 아시아 쿼터 선수들까지···박신자컵, 미리 보는 여자농구 ‘쇼타임’

이두리 기자 2024. 9. 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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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한은행 홍유순이 지난 1일 박신자컵 후지쯔와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WKBL 제공



다가오는 WKBL 새 시즌에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받은 재일교포 루키가 코트에 오른다.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에이스들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아시아 쿼터 제도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선수들도 첫선을 보인다. 올해 박신자컵을 통해 새로워질 여자농구를 미리 볼 수 있었다.

재일교포 4세인 홍유순(19)은 2024~2025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인천 신한은행에 입단했다. 재일교포 선수가 1순위 지명을 받은 건 WKBL 사상 최초다. 오사카 출신인 홍유순은 한국 프로리그 진출을 위해 오사카산업대를 중퇴했다. 그는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3×3 아시안컵 한국 국가대표팀의 훈련 파트너로 활약하기도 했다.

홍유순은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에서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지난 1일 후지쯔(일본)와의 경기에서 18분 22초를 뛰며 팀에서 가장 많은 6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홍유순은 1m79의 큰 키와 민첩한 풋워크를 활용해 골 밑을 단단하게 지켰다. 지난 시즌 일본 여자프로농구리그 챔피언 팀인 후지쯔를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는 패기가 돋보였다. 홍유순은 2일 캐세이라이프(대만)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18분 51초 동안 8득점을 뽑아내며 득점 자원으로서의 자질을 뽐냈다.

BNK 김소니아가 지난 7일 박신자컵 후지쯔와의 준결승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WKBL 제공



이번 여름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얻어 팀을 옮겼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들은 박신자컵에서 새로운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리그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신한은행으로부터 김소니아(31)를 영입한 BNK는 이번 박신자컵에서 3승 2패로 준결승에 오르며 ‘한국 최강팀’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을 최하위로 마무리한 BNK는 김소니아를 앞세워 지난 시즌 박신자컵 우승팀인 도요타를 꺾었다. 김소니아는 후지쯔와의 4강전에서 21득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했으나 아쉬운 패배로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청주 KB 나가타 모에가 지난 4일 박신자컵 BNK와의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WKBL 제공



이번 시즌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로 한국에 들어온 선수들도 박신자컵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올해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청주 KB에 지명된 나가타 모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일본 프로농구팀 도요타에서 뛰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박신자컵 조별리그에서 친정팀 도요타를 상대로 10득점 하며 맹활약했다. 나가타는 지난 2일 일본 히타치와의 경기에서는 15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3일 우리은행전에서는 12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한국 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번 박신자컵에서 한국 6개 팀은 일본의 강팀인 후지쯔와 도요타에 번번이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일주일 간의 대장정은 이들에게 소중한 전력 점검 시간이었다. 취약점을 찾아낸 선수들은 다가올 시즌을 더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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