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40여명 감염 미스터리, 범인은 간호사…“진통제 대신 수돗물 주사”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며 일부 환자들에게 진통제 대신 수돗물을 주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니 마리 스코필드. /KTVB유튜브

미국의 한 간호사가 진통제 대신 수돗물을 주사해 환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4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리건주(州) 메드포드의 병원 ‘아산테 로그 리저널 메디컬 센터’는 현재 부당 사망 및 의료 과실 소송에 직면했다. 과거 이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대니 마리 스코필드가 44건의 2급 폭행 혐의로 체포된 뒤 벌어진 일이다.

앞서 이 병원 관계자들은 2022년 7월부터 2023년 7월 사이 입원한 환자들 사이에서 중심정맥관 감염 사례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급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관계자들은 “한 직원이 펜타닐(마약성 진통제)을 유출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신고했고, 경찰은 작년 말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환자의 감염을 초래한 규제 약물의 오용 및 절도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혐의점을 발견해 스코필드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스코필드는 펜타닐을 훔친 뒤, 40여 명의 환자에게 펜타닐 대신 멸균되지 않은 수돗물을 주사한 혐의로 지난 6월 체포됐다. 해당 병원에 입원했던 많은 환자들이 심각한 감염을 겪었고, 그중 16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 환자들이 감염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는 없어 살인 또는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스코필드에게는 2급 폭행 혐의가 적용됐는데, 이는 ▲타인을 고해로 폭행하고 상당한 신체적 해를 입힌 경우 ▲치명적 무기로 다른 사람을 폭행한 경우 ▲다른 사람에게 고문과 같은 고통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고의로 신체적 해를 입힌 경우 등에 적용된다.

스코필드는 유죄가 인정될 경우 각각의 혐의에 대해 최소 5년10개월,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 중이다.

병원은 스코필드가 기소된 후,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을 알게 된 환자와 유족 등 원고 18명은 지난 3일 병원을 상대로 3억300만 달러(약 4060억원) 규모의 의료과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우리 모두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의료비, 소득 손실, 사망자의 고통으로 인한 괴로움도 동반됐다”며 “병원이 약물 투여 절차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으며, 직원들의 약물 오용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병원 대변인은 “노 코멘트”라는 입장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