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총장 "부적절 처신, 무조건 범죄 아냐…김 여사 무혐의 존중"

"국민 기대 미치지 않았다면 모두 총장인 제 탓"
"부적절한 처신, 곧바로 범죄 인정 아냐"
"도이치 사건, 제 임기 내 마무리 어렵다"
"공직자 배우자 처벌조항 미비 보완해야"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 권고를 결정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결과에 대해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수심위 결과가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다거나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국민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면 그것은 모두 검찰총장인 제 지혜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구성부터 운영, 결정, 공부까지 일절 관여하지 않고 수심위가 독립적으로 결정하도록 보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수심위 결론을 두고 '면죄부' 비판에 나오는 것을 두고서는 "대통령께서도 김건희 여사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언급했다"며 "그러나 현명하지 못한, 부적절한,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법률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거나 범죄 혐의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도 많은 고민을 했고 검찰 결론뿐 아니라 외부 민간 전문가들의 숙의를 거쳐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국민 기대에 수사 과정과 절차에 있어서 못 미친 점이 있다고 한다면 모두 검찰총장인 제 지혜가 부족한 탓이다. (수심위) 외부 전문가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총장의 발언은 수심위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수사 과정과 절차에서 미흡한 점은 자신의 잘못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무혐의 결론에 관해서는 "저는 이 사건 수사나 처리에 대해 평가할 위치가 아니"라며 "국민들과 여론으로부터 평가받아야 할 위치"라고 했다.

자신의 수사 지휘권이 없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마지막 사실심인 항소심 판결이 이번 주 예정돼 있다. 항소심 판결을 세밀히 살피고 충분히 검토해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처리한다면 제대로 된 사건 처리와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제 임기가 이번 주 마쳐지기 때문에 제가 종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장으로 일하면서 사건 처리에 관해 나름대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수사 대상자 지위나 신분 등 다른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증거와 법리대로만 처리하려고 애썼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심위 무용론 등 폐지 주장에 대해 "어떤 과정이나 절차를 거친 뒤 내 뜻에 맞지 않다고 해서 과정이나 절차를 모두 없애야 한다면 법치주의나 수사 절차가 의미가 없게 된다"며 "조금 부족하더라도 상대 진영과 정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 보고 우리 사회적 논란의 소지가 더는 없도록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탁금지법상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번 기회에 공직자 배우자에 대해 법령을 정확하게 보완하고 미비한 점을 정리해서 사회적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입법을 충실히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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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si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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