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학교는"…재건축 기부채납이 뭐길래[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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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과 재개발 과정에서 흔히 등장하는 '기부채납'은 단순한 공공 기여 이상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가 줄어들고, 임대주택과 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학교 기부채납은 점차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과 임대주택 수요 증가로 인해 학교 기부채납이 점점 축소되고 있고, 이는 주민들과 개발사, 정부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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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인프라 부족에도 '학품아' 수요는 여전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재건축과 재개발 과정에서 흔히 등장하는 '기부채납'은 단순한 공공 기여 이상의 역할을 한다. 개발사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일부 부지를 공공시설로 기부하면 건폐율이나 용적률 완화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동시에 개발사도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지역 사회와 개발사가 모두 이득을 보는 구조로 작동해 왔다.
학교는 특히 학부모들이 아파트 단지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기부채납을 통해 학교가 설립되면 자연스럽게 아파트의 가치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가 줄어들고, 임대주택과 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학교 기부채납은 점차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가 드러나는 상황이다.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서는 중학교 신설을 추진했지만, 2020년 교육부가 학령 인구 감소를 이유로 학교 설립을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은 독립적인 학교 대신 '분교' 설립을 선택했다. 결국 학교 설립을 기대했던 주민들과의 갈등을 일으켰고,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와 맞물리면서 학교 설립의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다.
위례신도시와 마곡지구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학교가 있는 단지를 기대했던 입주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 인구가 감소하면서 학교 설립이 어려워진 사례가 많다. 지역 주민들은 자녀 교육을 위한 인프라 부족에 불만을 제기하지만, 정부는 저출산으로 인해 학교 설립이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재건축 사업자들 역시 임대주택과 분양을 우선시하고 있다.
경기 안양의 평촌자이아이파크는 단지 내 학교 설립 계획이 취소되면서 그 부지에 아파트 100가구를 추가로 지었다. 비슷한 상황이 평촌어바인퍼스트에서도 벌어졌고 학교 용지에는 304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지어졌다. 이러한 결정은 개발사에 더 많은 분양 수익을 안겨주지만, 학교를 기대했던 주민들에게는 교육 인프라 부족이라는 문제가 남게 된다.
다만 저출산과 학령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 품은 아파트'(학품아)에 대한 수요는 높다. 많은 학부모는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교가 가까운 아파트를 선호하며, 이는 부동산 가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학교가 가까운 단지는 교육뿐만 아니라 생활의 질도 높여주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이러한 단지를 계속해서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교가 가까운 아파트는 교육과 부동산 가치 두 가지 측면에서 여전히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재건축 과정에서 학교 설립을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주민들의 요구와 교육 당국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이러한 갈등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기부채납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공공 인프라를 제공하는 중요한 제도다. 그러나 저출산과 임대주택 수요 증가로 인해 학교 기부채납이 점점 축소되고 있고, 이는 주민들과 개발사, 정부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결국 교육 인프라와 주거 수요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위해 다양한 대안과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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