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편견 깬 손열음 '파크콘서트'…맥주 마시며 피아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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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며 피아노 연주를 듣는 클래식 무대가 펼쳐졌다.
클라리넷 연주자의 신나는 선율에 맞춰 관객들이 환호하고 박수를 쳐도, 아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팔을 허우적대며 피아니스트의 격정적인 연주를 따라 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연주에 방해가 될까 기침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답답한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탁 트인 잔디밭에서 음식과 술을 곁들여 즐긴 손열음의 클래식 무대는 시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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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며 피아노 연주를 듣는 클래식 무대가 펼쳐졌다. 클라리넷 연주자의 신나는 선율에 맞춰 관객들이 환호하고 박수를 쳐도, 아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팔을 허우적대며 피아니스트의 격정적인 연주를 따라 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8일 저녁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2024 크레디아 파크콘서트: 랩소드 인 블루' 공연은 '클래식은 엄숙해야 한다'는 편견을 깬 무대였다.
연주에 방해가 될까 기침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답답한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탁 트인 잔디밭에서 음식과 술을 곁들여 즐긴 손열음의 클래식 무대는 시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자신이 2022년 창설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고잉홈프로젝트와 함께 무대에 오른 손열음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과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선보였다. 관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다는 공연의 취지에 맞게 손열음이 직접 대중에 친숙한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
지휘자도 없이 손열음과 고잉홈프로젝트 단원들은 눈빛만으로 서로의 박자를 맞춰가는 '지음지교'(知音之交)의 연주로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사했다.
악장인 불가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가 바로 옆에서 손열음의 피아노 연주를 지켜보며 타이밍을 맞췄고, 수석 단원인 첼리스트 김두민과 플루티스트 조성현,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도 단원들과 눈으로 소통하며 박자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도왔다.
손열음이 주인공이 아닌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이 연주한 아티 쇼의 '클라리넷 협주곡'은 관객에게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무대였다. 무대 뒤편 단원 자리에 앉아 연주를 시작한 조인혁이 재즈풍 선율에 맞춰 가볍게 춤을 추며 무대 앞으로 나오자 객석에선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곡 중간 색소폰의 신나는 연주에선 일어나 춤을 추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어려운 클래식을 관객에게 쉽게 이해시키려는 정성도 돋보였다. 손열음과 스베틀린 루세브, 김두민이 공연 중간에 무대 앞으로 나와 이후 연주될 곡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공연을 보러온 관객에게는 매우 유용한 시간이었다.
나폴레옹의 마지막 전투 '워털루 전투'를 묘사한 베토벤의 '웰링턴의 승리' 연주에선 연주자들이 당시 군인 복장으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국내에선 거의 연주된 적이 없는 낯선 곡이었지만, 곡의 배경을 복장을 통해 직관적으로 설명하려는 연주자들의 노력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무대였다. 대포 소리를 표현한 북 연주에 맞춰 조명을 반짝이게 한 참신한 무대 연출도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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