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김 여사 사건, 수심위 불기소 권고 존중”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 범죄 행위는 아냐”

이원석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지난 6일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불기소 권고를 한 것을 존중하겠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이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이번주 중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월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윤 대통령과 함께 관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 뉴스1

이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출근길, 취재진에 “수심위는 전원 외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인 위원회”라며 “검찰총장이 일체 관여하지 않고 독립성을 보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수심위 외부 민간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마음을 이미 이전부터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강일원 수심위원장을 포함한 수심위 위원 15명은 지난 6일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 18분까지 비공개 회의를 열고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등 6개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권고했다. 현행 청탁금지법에 공직자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또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 등에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검찰 수사팀 판단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이 “수심위 결론이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묻자 이 총장은 “대통령도 김 여사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법률상 형사 처벌 대상이 되거나 범죄 행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저희들도 많은 고민을 했다”고 했다. 또 “검찰의 수사 과정과 절차가 국민이 보기에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면, 검찰총장인 제 지혜가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는 청탁금지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차제에 이 기회에 공직자 배우자에 대해서도 법령을 보완하고 미비한 점을 정비해 더이상 사회적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입법을 충실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에 대해 이 총장은 “최종 사실심인 항소심 판결이 이번 주중(15일)에 예정되어 있다”며 “항소심 판결 결론을 세밀하게 살펴서 충분하게 검토한 다음 수사 전반에 반영해서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