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K-컬처밸리 사업 걸림돌 해소됐다

CJ 측, 협약해제 수용…법적분쟁 소모전 피하게 돼
경기도 "토지반환 절차 등 후속 조치 신속하게 진행"

경기도가 지난 8일 일산동구청에서 K-컬처밸리 복합개발 사업 설명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CJ라이브시티가 경기도의 고양 K-컬처밸리 복합사업 협약 해제를 수용키로 했다. 이에 경기도는 토지반환 절차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는 지난 5일 공문을 보내 협약 무효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사업 정상화에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도는 지난 8일 고양시 일산동구청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K-컬처밸리 사업 일정을 밝혔다.

김성중 행정부지사는 "도청 집회, 시민대표 면담, 청원 등 보여준 주민들의 걱정과 우려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면서 "협약 후 경기도는 신속하게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 해제 수용에 대해 CJ 측은 입장문을 통해 "기존 협약에 따른 사업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조속한 사업 정상화를 위해 법적 분쟁 대신 경기도에 협약 해제를 통보(수용)하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기도 협약 해제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K-컬처밸리는 개발이 일체 중단된 상태에서 법적 분쟁에만 최소 5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다수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았다"며 "이를 고려해 경기도와 협의를 통해 아레나 사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재개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CJ 관계자는 "애초부터 사업 중단을 원한 적이 없었다"며 "K-컬처 기반 시설로 아레나 사업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이미 사업 해제를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CJ가 불복해 소송으로 그 무효를 다툴 경우 사업의 장기 표류화가 불가피하게 된다. 또 경기도와 적극적인 협의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CJ 측으로서 억울한 점이 없진 않지만 실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6월28일 K-컬처밸리 사업의 전체 공정률이 지난 8년간 3%에 불과하고 사업추진 의지가 없다고 판단된다며 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에 협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후 경기도는 숙박·산업용지 부지 반환절차, 아레나를 조성 중인 테마파크 부지의 무단 점유에 따른 변상금 징수 등에 대한 후속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에 CJ는 한전의 전력 공급 불가, 한류천 수질 개선사업 지연 등으로 사업추진에 문제가 생겼고 경기도가 국토부의 공사 지연배상금 감면 조정안을 거부하고 공사 재개만 요구했다며 귀책 사유는 경기도에 있다고 맞서왔다.

도 관계자는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CJ가 협약 해제를 인정하면서 사업 정상화의 걸림돌이 상당수 해소됐다"면서 "기본협약 해제, 토지반환 절차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이달 말까지 토지반환 절차를 진행하고 연말까지는 사업화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통해 개발 기본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K-컬처밸리 사업 공영개발 전환, CJ를 포함한 민간사업자가 주도 등 다양한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6400㎡에 1조8000억원(2020년)을 투입해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기=남상인, 경기=김동우 기자 namsan408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