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軍 주력 해상 ‘유도무기’ 삼총사···‘해궁’·‘해성’·‘해룡’ 위력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9. 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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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궁, 음속의 2배 속도로 적 미사일 격추
해성, 현무-Ⅲ 개량한 함대지 순항미사일
해룡, 북한 위협 전술적 목표 긴급타격용
춘천함(FFG-II)이 적 항공기 및 유도탄을 모사한 대공무인표적기에 ‘해궁’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서울경제]

해군은 지난 5월 10일 동해 해상에서 육군, 공군과 함께 합동 해상 전투탄 실사격 훈련을 실시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해군1함대사령관 주관으로 실시한 이날 훈련은 적 도발에 대한 육·해·공군 합동 전력의 합동성 강화와 응징태세 확립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눈 여겨 볼 대목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해상 유도무기 삼총사인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 ‘해궁’, 함대함유도탄 ‘해성-Ⅰ’, 전술함대지유도탄 ‘해룡’이 실사격 훈련을 선보여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며 국산 유도무기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점이다.

해상 유도무기의 중요성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인 1만1500t급 대형 순양함 모스크바함이 방어에 실패하며 허무하게 격침됐다는 소식을 계기로 최근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 사건 하나로 러시아 해군은 자존심을 상처를 입은 반면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는 급상승하며 전쟁의 국면이 크게 요동쳤기 때문이다.

해궁, 수직 발사 후 90도 틀어서 비행

우리 해군에게도 함정용 해상 유도무기 ‘삼총사’가 있다. 날아오는 적 대함(對艦) 미사일과 상공에서 공격하는 항공기 등의 위협으로부터 함정을 방어하기 위한 국산 ‘해궁’(海弓) 요격미사일이 대표적이다. 다층 미사일 방어망의 하나로 미국의 RIM( Rolling Airframe Missile)-116램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한 주요한 무기 체계다.

해궁의 가장 특징은 수직으로 발사된 직후 90도로 방향을 틀어 날아오고 있는 표적에 명중하는 방식이다. 러시아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궁은 2011년부터2018년까지 1617억원을 투입해 국방과학연구소(ADD)과 LIG넥스원 등이 개발했다. 함정의 최대 위협인 대함유도탄과 항공기 공격을 막는 유도무기로 레이어(RF) 및 적외선탐색기로 구성된 이중모드 탐색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수직발사대에서 발사된다.

특히 음속의 2배에 달하는 속도로 최대 20㎞ 떨어진 적 항공기나 대함 순항미사일 등을 격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부터 대구함과 마라도함 등에 배치됐기 시작했다. 길이 3.08m로 1발당 가격은 10억 가량이다. 함정의 한국형수직발사기(KVLS)에 4발씩 탑재된다.

눈에 띄는 성능은 해궁이 음속 이하 속도의 아음속 대함미사일은 물론 마하 2급(級)의 초음속 대함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중 탐색기 등 정밀한 유도장치 덕분이다. 해궁은 무선주파수(RF), 열영상(IIR) 탐색기를 함께 운용해 적 대함미사일 포착과 추적 성공률을 높였다. RF 탐색기는 미사일 앞부분, IIR 탐색기는 미사일 앞쪽 측면에 부착돼 있다.

여기에 적 전자전 시도를 무력화하는 기술과 더불어 대함미사일의 탄두부를 근거리에서 정확히 식별해 직접 타격하는 기술도 적용됐다. 이는 음속의 2∼3배가 넘는 속도로 날아오는 초음속 대함미사일은 동체 등이 손상을 입어도 관성에 의한 고속비행을 통해 아군 함정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함정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먼 거리에서 완전하게 파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홍대선함(PKG)이 적 수상함의 해상도발 상황을 가정해 ‘해성-Ⅰ’I 함대함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한국산 함대함(艦對艦) 미사일 ‘해성’ 은 콜롬비아 해군이 지난 2023년 7월 공식 유튜브에 자국 호위함에서 1발로 표적 함정을 격침하는 영상을 공개해 현지 언론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K방산의 대표 해상 유도무기다. 함대함 ‘해성-Ⅰ’, 함대지 ‘해성-Ⅱ’, 잠대지 ‘해성-Ⅲ’ 등 3가지 버전이 있다. 속도는 마하 0.95 수준으로 아음속(음속에 약간 못미치는 속도) 순항미사일로 분류된다.

SM-700K ‘해성-Ⅰ’ 함대함 미사일은 길이는 5.46m, 직경은 54㎝에 이른다. 최대 사거리는 180㎞ 이상으로, 1발당 가격은 20억 가량이다. ‘한국판 하푼 미사일’로 불린다. 기술력의 핵심인 고성능 소형 터보팬 제트엔진 개발은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으로 러시아 대함 미사일인 ‘Kh-35’ 엔진으로 쓰인 R95TP-300 엔진을 도입해 만들었다.

가장 특징으로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해 수면에서 5m 정도의 저고도로 물위를 스쳐 날아가는 해면밀착비행, 즉 시스키밍(sea skimming) 기동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적 함정의 함대공 미사일이나 근접방어무기(CIWS)에 요격될 확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

팝업(popup) 기동과 재공격 등 다양한 공격 모드도 지원한다. 팝업 기동은 적 함정에 근접한 후 다이빙하듯 내려찍는 방식으로, 탄속을 늘려 적 근접방어무기에 격추될 가능성을 낮췄다. 게다가 표적을 맞히지 못하면 선회비행해 명중시킬 때까지 반복적으로 공격하고, 비행 중 최대 8개의 변침점을 통해 아군의 함정과 섬들을 피하도록 설계됐다.

해성, 수면에서 5m 정도 저고도 비행

함대지 순항미사일 ‘해성-Ⅱ’는 해상-Ⅰ의 초음속 버전으로, 마하 1 속도로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다. ‘한국판 토마호크 미사일’로 불린다. 육군이 운용하는 ‘현무-Ⅲ’ 순항미사일을 기반으로 함정에서 운용할 수 있게 개량한 함대지 순항미사일이다. 해군의 제7기동전단과 잠수함사령부에서 운용하고 있다.

최대 사거리는 1500㎞에 달해 해성의 3가지 버전 중에 가장 길다. 한국형 구축함(DDH II·4400t급) 중에 ‘왕건함’에 최초 탑재됐다. 유사시에 평양에 주둔한 북한군 지휘부를 비롯해 핵 시설, 미사일 기지 등 다수의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잠대지 순항미사일 ‘해성-Ⅲ’는 잠수함 발사 정밀유도 초음속 순항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는 1000㎞에 달한다. 속도도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해 음속의 2.5배 수준 속도로 적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 완벽한 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셈이다. 이 때문에 ‘한국판 토마호크 미사일’로 불린다.

2013년 작전 배치됐고, 탄두중량 포함 발사중량은 700㎏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어뢰발사관으로 발사하는 해성-Ⅲ는 원형공산오차(CEP)가 1~3m에 불과한 정밀 유도무기로 꼽힌다. 역시 현무-Ⅲ와 같이 북한 전 지역을 사정거리로 두지만, 해성-Ⅲ의 경우 적 영해까지 근접해 초음속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어 북한은 물론 중국과 일본도 경계하는 무기다.

전북함(FFG-I)이 적 지상 도발 세력을 타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해룡’ 전술함대지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전술함대지미사일은 군함에서 육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미사일로, 우리 군이 자체 개발해 운용하는 전술함대지미사일은 ‘해룡’이 있다. 기존 ‘해성’ 함대함 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사거리 250km에 달한다. ‘해성-Ⅱ’ 개량용인 이 미사일은 해성처럼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한다.

이 미사일은 능동 레이더 탐색기를 사용하고 위성·관성하법으로 비행한다. 개선된 GPS 재밍 대응 시스템도 적용했다. 종말 단계에 표적을 최종 확인 후에 팝법 기동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두는 광역 공격용 확산탄으로 교체돼 지대함 미사일 포대 같은 지상 목표 제압에 효과적 수단으로 꼽힌다.

주요 목표는 북한 해군의 지대함 미사일, 상륙저지병력 등 전술적 목표의 긴급타격으로 알려졌다. 해룡의 발사는 한국형 수직발사관과 ‘해성’ 함대함 미사일 발사관인 경사 발사대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다. 국방부가 지난 2017년 1월 24일 함대지 미사일 ‘해룡’의 전력화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함대공 미사일 ‘해성’을 함대지 순항미사일로 개량한 ‘해룡’은 북한이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 국지도발을 할 경우 북 도발원점 등을 타격하는 주요 응징보복 수단 중의 하나다.

해룡, 적 위협 반격에 가장 효과적 수단

무엇보다 전술함대지미사일은 기존의 골칫거리이던 북한 해안포대 보유의 지대함-함대함 겸용인 실크웜 미사일을 비롯해 새롭게 등장한 지대함 금성 3호(북한판 ‘우랄’ 미사일) 발사차량 제거에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유사시에 공군의 공대지 유도무기(예: KGGB, SDB)나 서해5도에 배치된 해병대의 대지 화력(천무 다연장로켓, 스파이크 미사일) 등으로 금성 3호를 비롯한 북한의 지대함 미사일 사용을 견제할 수 있지만, 멀리 떨어진 해군 수상함으로 위협받는 시점에서 즉시 반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수단으로 북한에게는 상당히 위협적 존재다.

한발 더 나아가 군 당국은 지닌해부터 2036년까지 약 6100억 원을 투입해 대북 해상 ‘킬 체인(kill chain·선제타격체계)’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해상에서 적 주요 표적을 정밀 타격할 함정탑재용 함대지유도탄을 국내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무기체계는 개발이 끝나는대로 한국형 이지스구축함(KDDX)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해군 수상함정에서 일반적으로 운용하는 순항미사일보다 속도가 훨씬 빨라 요격이 더 어렵고 파괴력도 월등해 북한 핵·미사일 도발 억제에 도움이 될 무기체계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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