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9 오지환 후계자 맞네' 22살 예비역, LG 우승 함께하고 싶었다…"중요한 순간 더 멋지게 치자"

김민경 기자 2024. 9. 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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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이영빈 ⓒ 잠실,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주변에서 많이 아쉽겠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때마다 나는 '더 중요한 순간에 더 멋있게 치면 되겠다' 이렇게 이야기했단 말이에요. 비교적 그게 일찍 나와서 좋은 것 같아요."

LG 트윈스 내야수 이영빈(22)은 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생애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4타수 4안타(2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4-3 대승을 이끌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와 타점 신기록을 세웠고, 시즌 1, 2호 홈런을 생애 첫 연타석 홈런으로 장식했다. 유격수 오지환이 굳건하게 있기에 이영빈은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 후반 유격수 오지환이 교체됐을 때는 유격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오지환 후계자'답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영빈은 세광고를 졸업하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LG에 입단했을 때부터 오지환의 뒤를 이을 차기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2021년과 2022년 2시즌을 통틀어 1군 132경기에서 타율 0.223(224타수 50안타), 3홈런, 21타점, OPS 0.617에 그치면서 고졸 신인 야수가 프로에 오자마자 흔히 겪는 성장통을 겪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영빈은 올해 18경기에서 타율 0.429(28타수 12안타), OPS 1.108, 2홈런, 7타점으로 활약했다. 12안타 가운데 6안타를 7일과 8일 한화전에서 이틀 동안 몰아쳤다.

비결은 모창민 타격코치와 야간 특훈에 있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어린 타자들은 무조건 콘택트 연습을 해야 한다. 그저께(6일) 경기 끝나고 모창민 코치랑 콘택트 연습을 한 시간 정도 했다. 공을 똑같이 던져주다 한 개는 낮게 던져서 런지하면서 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런지만 또 50개씩 실내에서 계속 친다"며 특훈 효과가 7일 한화전 안타 2개로 연결됐다고 봤다.

이영빈은 달아오른 타격감을 살려 한화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다. 2-0으로 앞선 3회말 2사 만루 2번째 타석에서 LG가 KBO 역대 8번째 삼중도루에 성공하면서 3루주자 문보경 득점해 3-0이 됐는데, 이영빈은 2사 2, 3루로 바뀐 상황에서 우월 3점 홈런을 터트리면서 순식간에 6-0으로 거리를 벌렸다. 시즌 마수걸이포.

이영빈은 4회말 9-2로 달아난 2사 2루 상황에서 한번 더 홈런을 터트렸다. 우완 한승주에게 우월 투런포를 뺏어 11-2로 거리를 더 벌렸다. 한화가 백기를 들게 하는 큰 한 방이었다. 최초 판정은 파울이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타구가 오른쪽 폴 안쪽으로 들어갔다고 인정됐다.

이영빈은 지난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을 도둑맞은 일이 있었다. 가운데 담장 너머 펜스에 이영빈의 타구가 끼었는데, 담장 앞까지 가서 확인한 심판이 홈런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LG는 담장 앞까지 가서 확인한 심판의 눈을 믿고 비디오판독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홈런을 도둑맞는 결과로 이어졌다.

▲ 염경엽 감독 이영빈 ⓒ곽혜미 기자
▲ 이영빈 ⓒ곽혜미 기자

이영빈은 "잠실 첫 홈런이라, 옛날부터 잠실에서 치면 어떨까 상상도 많이 했다. 군대에 있을 때도 잠실야구장에 복귀해서 치면 어떨까 이런 상상을 많이 했다. 그게 이루어진 날이라 더 행복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홈런을 도둑맞았을 때) 주변에서 많이 아쉽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나는 그때마다 '더 중요한 순간에 더 멋지게 치면 되겠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게 비교적 일찍 나온 것 같아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홈런을 비디오판독한 상황과 관련해서는 "일단 전 타석에 홈런을 쳐서 당연히 홈런이 되면 좋겠지만, 옆에서 (홍)창기 형이랑 (김)현수 선배랑 뛸 준비 하라고 해서 스타트 자세는 하고 있으면서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즐겁게 웃으면서 기다리게 된 것 같고, 또 홈런이 나오니까 더 기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과 모 코치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영빈은 "딱 전날 감독님이 이렇게 런지를 하면서 치는 것을 연습시켜 주셨다. 그다음에 바로 결과가 나왔고, 감독님이 피드백을 해주신 것과 코치님들께서 피드백해 주신 것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더 신뢰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상무에 있던 지난해 LG의 통합 우승을 지켜보면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더더욱 간절해졌다. 이영빈은 "일단 제대하고 팬분들이 기대하셨을 텐데, 상무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서 나도 걱정을 했고 팬분들도 응원은 하시지만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도 지금까지 팀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쁜 것 같다. (작년 우승했을 때) 엄청 울고 그런 것을 보면서 진짜 행복해 보였다. 나도 빨리 저 자리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영빈은 현재 내야와 외야 수비 훈련을 모두 하면서 1군에서 쓰임새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유격수 훈련은 빼놓지 않고 꼭 한다. 이영빈은 "김일경 수비코치님과 매일 엑스트라를 하면서 정말 많이 했다. 아직 부족하지만, 코치님과 했던 게 조금씩은 나오는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조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염 감독은 경기 뒤 "이영빈의 첫 연타석 홈런을 축하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모창민 코치가 경기 후 1시간, 경기 시작 2시간을 이영빈과 많은 노력을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모창민 코치와 이영빈을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 LG 트윈스 이영빈 ⓒ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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