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울림에 집중한 사유의 시간…"눈 감고 푹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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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유의 방'에서 느낀 삶의 영감과 통찰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7∼8일 이틀간 선보인 '초월 : 트랜센던스(transcendence)'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공간인 '사유의 방'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 '사유하는 극장' 시리즈의 하나로, 이번이 4번째 공연이다.
민 연출은 "지난 3월 제안을 받고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라면서 "'사유의 방' 전시해설도, 양방언의 콘서트도 아닌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공연"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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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언 음악에 조명·영상 눈길…"사유를 넘어 초월 함께 느끼길"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제가 '사유의 방'에서 느낀 삶의 영감과 통찰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어둠이 깔린 무대 너머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유'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말하던 그가 말을 끝내자 극장 안은 피아노 선율로 가득 찼다.
때로는 붉은 빛으로, 또 푸른 빛으로 물든 무대를 배경으로 한 음악은 80분간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사유의 방'을 촬영한 사진을 손에 든 채 음악에 집중한 사람도 있었다.
피아니스트이자 음악감독 양방언이 이끄는 '감각의 여정'이었다.
공연을 연출한 민새롬 연출가는 "두 점의 반가사유상과 만나는 경험을 '자연', '연결', '초월' 세 가지 주제로 풀어낸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7∼8일 이틀간 선보인 '초월 : 트랜센던스(transcendence)'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공간인 '사유의 방'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 '사유하는 극장' 시리즈의 하나로, 이번이 4번째 공연이다.
지난해에 이어 공연에 참여한 양방언은 사원에서 얻은 평온함을 모티브로 만든 '로터스 플라워'(Lotus Flower) 등 신곡 3곡을 포함해 총 15곡을 선보였다.
민 연출은 이전 공연과 다른 점으로 '초월'이라는 주제를 꼽으며 "'사유'라는 단어가 갖는 이미지를 벗어나 더 큰 세계, 초월의 순간을 경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물관의 공간을 공연으로 풀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묘한 미소를 지은 채 상념에 빠진 두 반가사유상을 모르는 사람부터 '사유의 방'을 여러 차례 드나든 '단골' 관람객까지 모두 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사가 없는 양방언 음악의 특성상 설명할 수 있는 부분도 많지 않다.
민 연출은 "지난 3월 제안을 받고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라면서 "'사유의 방' 전시해설도, 양방언의 콘서트도 아닌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공연"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2009년부터 극단 청년단을 이끌며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나무 위의 군대' 등 다수 연극을 연출해 온 그가 고민 끝에 내놓은 답은 '온전한 경험'이었다.
무대를 여는 곡인 '경천사탑'을 시작으로 80분을 오롯이 음악으로 채우되 '자연'·'연결'·'초월' 등 각 주제를 소개하는 내레이션을 중간에 넣었다. 양방언의 목소리가 담긴 '오디오 가이드'인 셈이다.
민 연출은 "반가사유상과 양방언 음악가, 두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객들이 푹 빠져 있기를 바랐다"며 "마치 숨도 안 쉴 정도로 완전히 빠져 들어 젖어 드는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영상, 조명, 무대 디자인을 두루 활용한 점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예컨대 1부와 2부 중간에는 '사유의 방' 전시 공간을 연상케 하는 영상이 나왔다가 하늘, 산, 바다의 모습으로 바뀐다. 사유의 공간이 넓어지는 경험을 시각화한 연출이다.
조명 디자인으로 공연계에 첫발을 디뎠다는 그만의 장점이 보이는 부분이다.
이번 공연에서 양방언과 처음 작업했다는 그는 "서로의 예술 세계를 모르는 두 사람이 모여 공연의 주제를 정하는 데 막힘이 없었다"는 점에서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선생님이 이런 식으로 공연을 구성한 적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린 연출인데 구성을 새롭게 하고 '초월'이라는 키워드로 엮으려 한 점을 흥미롭게 보신 것 같아요." (웃음)
민 연출은 앞으로도 다양한 공연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공연은 어떠한 생각이나 감정을 고백하는 일"이라며 "여러 경험이 밀도 있게 꽉 눌러 담긴 대화, 텍스트를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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