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보다 높은 ‘95% 득표율’로 알제리 대통령 연임 성공
야권 지도자는 부정 선거 의혹 제기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78)이 95%에 달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고 르몽드·AFP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제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ANIE)는 지난 7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테분 후보가 563만표 중 534만표를 얻어 94.65% 득표율을 차지했다고 이날 밝혔다.
온건 이슬람 정당인 평화를위한사회운동의 압델라알리 하사니 체리프 후보가 약 3%, 중도 좌파 사회주의전선의 유세프 아우치치 후보가 약 2% 득표율을 기록했다.
테분 대통령은 2019년 4월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당시 대통령이 5선을 노리다가 전국적 퇴진 시위로 물러난 뒤 같은 해 12월 대선에서 5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지난 3월 그는 애초 올해 12월인 대선을 9월7일로 앞당긴다고 발표하고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테분 대통령은 군부와 기성 정치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야당에서는 야당 후보의 득표율이 너무 낮고 선관위의 집계 방식이 투명하지 못하다며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체리프 후보 캠프에서는 대리투표 정황도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선관위가 투표 마감 시점에 발표한 잠정 투표율과 실제 투표율의 차이가 큰 것에 대해서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선관위는 애초 잠정 투표율이 48%라고 공표했으나 실제로는 유권자 2400만명 중 약 563만명(23.4%)이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 대해 알제리 안팎에선 테분 대통령의 연임을 정당화하기 위한 요식행위일 뿐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알제리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표현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포함해 인권에 대한 잔혹한 탄압”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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