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미국 고용시장…좁아진 연착륙 경로, CPI 주목

신기림 기자 2024. 9.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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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프리뷰]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객장 트레이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일자리 보고서가 뉴욕 증시의 변동 장세에 기름을 더 부었다. 경제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며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 정책 변화, 긴박한 미국 선거,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로 고심하고 있다.

8월 고용지표는 예상을 하회하며 연착륙의 경로가 좁아졌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경제 성장을 크게 해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 다소 꺾인 셈이다.

연준은 9월 17-18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데이터는 높은 금리가 이미 경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공포를 되살려냈다.

탄력적인 성장을 배경으로 한 금리 인하 전망이 올해 S&P 500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이후 투자자들에게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에드워드존스의 안젤로 쿠카파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데이터는 우리가 연착륙 경로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지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하방 리스크가 더 많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위험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증거는 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 간판지수 S&P500은 1.7% 급락했고 주간으로 4.3% 떨어지며 2023년 3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그렸다.

올해 인공지능 열풍의 주역인 엔비디아는 4% 이상 하락하며 약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다른 고공행진 중인 기술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한편 월가의 '공포 게이지'로 불리는 Cboe 시장 변동성 지수는 거의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인 키스 레너는 "연준이 더 불길한 상황을 막기 위해 충분히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금리가 얼마나 인하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금리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연준이 25bp(1bp=0.01%p) 인하할 확률을 70%, 50bp 인하할 확률을 30%로 책정했다.

하지만 시장 전반에서 금리 인하폭에 대한 전망은 크게 엇갈리며 불확실하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서면 논평에서 "시장은 연준과 마찬가지로 8월 급여 데이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된 노동 시장을 반영하는지 아니면 경제가 위험한 모멘텀을 잃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씨티의 애널리스트들은 8월 고용 보고서가 이달 말 50bp 인하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다양한 노동 시장 데이터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분명하다"며 "고용 시장이 경기 침체에 선행하는 고전적인 패턴으로 냉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경제의 강점을 더욱 밝히고 연준의 금리 인하 폭에 대한 베팅을 키울 수 있다.

밸류에이션 우려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LSEG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올해 13% 이상 상승한 S&P 500 지수는 12개월 선행 예상 수익 추정치의 거의 21배에 달하는 주가수익비율로 거래되는데 이는 과거 평균인 15.7배를 훨씬 상회한다. S&P 500의 기술 업종은 장기 평균인 21배에 비해 높은 28배 이상의 예상 수익에 거래되고 있다.

인트레피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크 트래비스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먼 길을 걸어왔다"며 "일부 기업들이 AI에 대한 계산을 하고 가치가 있는지를 묻기 시작하면서 대형 기술주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또한 막바지에 접어든 미국 대통령 선거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11월 5일 투표를 앞두고 두 후보가 처음으로 토론하는 10일에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사이 경쟁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지금까지 시장 변동으로 인해 9월은 투자자들에게 힘든 시기라는 역사에 힘이 실렸다. CFRA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1945년 이후 9월에 평균 0.8% 하락하여 최악의 한 달을 보내는 경향이 있다. S&P500 지수는 이달 들어 이미 4% 하락했다.

NFJ 투자 그룹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번스 맥키니는 "투자자들은 연착륙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여전히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일자리 수가 약해질 때마다 그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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