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존중해야"···'월드스타' 무대 난입에 오페라 '토스카' 파행

박동휘 기자 2024. 9. 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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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오페라단이 내놓은 '토스카' 마지막 공연에서 세계적인 오페라 스타 안젤라 게오르기우(59)가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며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8일 공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정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공연에서 주인공 토스카 역을 맡은 게오르기우는 카바라도시 역을 맡은 테너 김재형이 3막에서 앙코르곡을 부르자 무대 한쪽에 모습을 드러내 제스처로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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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기우, 김재형 즉흥 앙코르에 "독주회 아니라 오페라" 말해
관객 야유에 커튼콜 때 인사도 없이 퇴장···세종문화회관 "사과 요청할 것"
사진 제공=서울시오페라단
[서울경제]

서울시오페라단이 내놓은 '토스카' 마지막 공연에서 세계적인 오페라 스타 안젤라 게오르기우(59)가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며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공연 도중 앙코르곡을 부른 상대 배우와 지휘자에 불만을 제기하며 공연을 지연시킨 것이다.

8일 공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정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공연에서 주인공 토스카 역을 맡은 게오르기우는 카바라도시 역을 맡은 테너 김재형이 3막에서 앙코르곡을 부르자 무대 한쪽에 모습을 드러내 제스처로 불만을 표시했다.

김재형은 '토스카'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별은 빛나건만'을 마친 뒤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이어지자 앙코르 무대를 선사했다.

이때 게오르기우는 손짓으로 불만을 드러낸 데 그치지 않고 앙코르곡이 끝난 후 다음 연주가 시작되자 무대에 난입해 지휘자 지중배에게 음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게오르기우는 객석까지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이것은 리사이틀(독주회)이 아니고 오페라다. 나를 존중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의 푸치니 '토스카(Tosca)'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오르기우는 공인이 끝난 뒤 커튼콜에도 몇분 간 무대에 등장하지 않았다. 얼마 뒤 그는 사무엘 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객석 곳곳에서는 야유가 잇따랐다. 일부 관객은 "고 홈"(집으로 돌아가라)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결국 게오르기우는 관객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곧바로 퇴장했다.

이와 관련해 세종문화회관 측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관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은 안젤라 게오르기우 측에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공연 앙코르는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즉석 결정해서 진행한 것으로 앙코르가 진행 중인 무대 위에 출연자가 등장하여 항의를 표현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이에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은 해외에서 발생했던 유사한 사례들의 처리 내용을 참고해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오페라 공연 중 앙코르곡을 부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주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지난해 공연한 ‘투란도트’에서는 테너 이용훈이 칼라프 왕자의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마라’를 관객의 앙코르 요청으로 두 번 부른 바 있다.

다만 개인의 무대가 아닌 여러 명의 배우가 만들어가는 오페라에서 즉흥적으로 앙코르를 선보이는 건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게오르기우는 1992년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1993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연이어 오페라 '라 보엠'의 미미 역을 맡아 화려하게 데뷔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재능 있는 '오페라 슈퍼스타'로 불린다.

2001년에는 브누아 자코 감독의 오페라 영화 '토스카'에 출연해 토스카 역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2022년에는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토스카를 선보여 평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게오르기우는 2016년 빈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한 ‘토스카’에서도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별은 빛나건만’을 두 번 부르자 이에 항의하며 무대에 한참 동안 등장하지 않기도 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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