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네르, 이탈리아 남자 선수로는 첫 US 오픈 단식 정상에

성진혁 기자 2024. 9. 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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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프리츠에 3대0 완승...올해 호주 오픈 이어 메이저 2관왕
US 오픈 우승자 신네르(오른쪽)와 2위를 한 프리츠가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얀니크 신네르(23)가 이탈리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세계 1위)는 9일 결승에서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12위)를 3대0(6-3 6-4 7-5)으로 눌렀다. 올해 호주 오픈 1위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360만 달러(약 48억원)를 받았다. 이탈리아의 플라비아 페네타가 2015년 US 오픈 여자 단식 1위를 한 적이 있었는데, 남자 선수로는 신네르가 첫 이탈리아 출신 챔피언이 됐다.

신네르는 올해 파리 올림픽엔 편도선염 악화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지난달 신시내티 오픈 1위를 했고, US 오픈도 제패해 하트 코트의 강자다운 면모를 뽐냈다. 신네르는 올해 프랑스 오픈(클레이 코트) 4강, 윔블던(잔디 코트)에선 8강을 기록했다. 올해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챔피언인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는 이번 US 오픈에선 2회전 탈락했다.

21세기 들어 남자 테니스를 지배했던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154위·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는 2002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자 명단에서 사라졌다.

신네르는 이날 정교한 그라운드 스트로크와 끈질긴 수비 능력으로 프리츠를 제압했다. 범실도 21개에 그치며 프리츠(34개)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다. 상대 전적은 2승1패로 앞서 나갔다.

신네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도핑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3월 두 차례 도핑 양성 반응 사실이 나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그는 근육 발달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클로스테볼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출전 정지 징계는 피했다. 본인의 부주의나 잘못이 없었고, 검출된 양이 적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신네르 측은 물리치료사가 자신의 손에 난 상처에 뿌린 스프레이 약물에 클로스테볼 성분이 있었고, 이후 물리치료사가 신네르를 마사지하는 과정에서 이 성분이 체내로 들어갔다는 주장을 폈다. 이 소명이 받아들여졌다. 다만 신네르가 3월 인디언웰스 오픈에서 4강에 오르며 받았던 상금과 랭킹포인트는 몰수됐다.

미국 선수로는 18년 만에 이 대회 결승에 올랐던 프리츠는 강점인 서브로 10개의 에이스(신네르 6개)를 올렸을 뿐, 전반적으로 신네르에 밀렸다. 프리츠는 3세트에 5-3까지 앞서다 4게임을 내리 내주면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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